신명기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지 40년 되는 해, 모압 평지에서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전했던 말씀입니다(1:3). 이제 곧 가나안 땅에 들어간다는 기대 속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는 그곳에 거하기 위해 이스라엘이 여호와 하나님께 순종할 것을 요청합니다. 모세의 설교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첫째는 역사적인 서언으로써 가데스에서의 실패와 그로 인해 시작된 광야 생활을 회상하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도록 권면합니다(1-4장). 둘째는 이스라엘이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맺었던 언약을 상기시키면서 그들이 지켜야 할 법도와 규례들을 강론합니다(5-28장). 마지막에는 다시 한 번 순종을 촉구하면서 축복의 말씀으로 끝맺고 있습니다.
모세의 첫 번째 설교는 38년 전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리라 약속하신 땅으로 들어갈 것을 명령하신 일을 회상하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가라고 명하신 땅의 범위는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셨던 땅과 동일합니다(창 15:18-21 참조). 모세는 모압 평지에 모여 있던 광야 세대에게 그들이 이제 들어가 정복해야 할 그 땅이 오래 전부터 족장들에게 약속하셨던 땅임을 주지시키면서 그 땅을 정복할 것을 권면하는 것입니다. 이어지는 9-18절은 그후 모세가 이스라엘의 각 지파 가운데서 지도자들을 세운 일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대로 이스라엘을 “하늘의 별같이 많”게 해 주셨고, 그러므로 모세를 도와 재판을 담당할 수령들을 임명했었습니다. 모세가 모압 평지에서 이 사건을 언급한 이유도 하나님의 언약과 관련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맺으신 그 약속, 그를 통해 큰 민족을 이루겠다고 하셨던 그 약속을 이미 이루셨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는 것입니다(창 15:5 참조). 모세는 이런 방식으로 모압 평지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믿음으로 가나안 땅을 정복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19-46절은 가나안 땅 초입에 위치한 가데스 바네아에서 있었던 비극적인 역사를 회고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 열조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신 대로 올라가서 얻으라 두려워 말라 주저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모세는 여호와께서 조상들과 이스라엘 민족에게 하신 약속을 믿고 아모리 족속(가나안의 대표적인 족속)의 땅을 차지하라고 명하였습니다. 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사람을 보내 그 땅을 정탐할 것을 제안했고, 각 지파에서 선택한 열 두 정탐꾼을 보내었습니다. 이후 돌아온 열 명의 정탐꾼들은 여호와께서 주시는 땅이 좋았으나 그 땅을 정복하기는 어렵다는 평을 내놓았습니다. 그러자 온 이스라엘 자손들은 ‘여호와께서 우리를 미워하시는 고로 아모리 족속의 손에 붙여 멸하시려고 우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셨도다’하며 하나님을 원망하였습니다. 이때 모세는 ‘무서워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애굽에서도 광야에서도 너희를 보호하시고 여기까지 오게 하시지 않았는냐’라고 말하며 그들은 안돈시키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 여호와를 믿지 아니하였”습니다. 이에 하나님께서는 맹세하기까지 하시며 “이 악한 세대 사람들 중에는” 열조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을 볼 자가 없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이스라엘 백성의 지도자인 모세 역시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지고 들어가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반면 마음을 다해 하나님께 순종한 갈렙과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백성들이 사로잡힐 것이라고 했던 그들의 자녀들은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모세로부터 이 설교를 듣고 있던 세대는 이러한 역사의 생생한 증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세의 설교를 통해 자신의 부모 세대의 불신앙을 징계하셨던 하나님의 엄위를 인해 두려워함과 동시에 약속하신 대로 갈렙과 여호수아, 그들을 40년 간 광야에서 보존하시고 마침내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신실하심을 기억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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