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지만 전도자의 고백처럼 해 아래 새 것이 없습니다(전 1:9). 삶은 여전히 고단하고 치열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불확실한 미래를 마주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용기를 내어 다시 새로운 한 해를 소망 중에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위하시는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에게는 본성적인 사랑(natural love)이 있습니다. 모든 참된 사랑은 하나님에게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사랑의 하나님께서는 그 본성적인 사랑을 품에 품고만 계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랑으로 사랑의 대상을 정하시고 그 사랑으로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를 발휘하십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의지적 사랑(volitional love)입니다.
하나님의 의지적 사랑은 일반적인 사랑과 특별한 사랑으로 나뉩니다. 하나님의 일반적인 사랑은 하나님께서 그의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하는 사랑입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피조물들을 사랑하십니다(시 145:9). 하나님은 창조와 섭리의 사역을 통해서 악인과 선인 모두에게 해를 비춰주시고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 모두에게 비를 내려주십니다(마 5:45).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은 하나님께서 만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신 자들을 향한 사랑입니다. 이 사랑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겠다는 언약의 형태로 주어졌기 때문에 언약적 사랑(covenantal love)이라고 불립니다(신 7:6-9). 하나님은 그 언약을 지키시기 위하여 독생자도 아끼지 않고 우리에게 내어주셨습니다(요 3:16; 롬 8:32).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보내주신 것은 오직 그의 사랑을 인한 것이었습니다(요일 4:9-10).
그리고 하나님의 일반적인 사랑과 특별한 사랑과 함께 하나님의 긍휼(mercy)이 있습니다. 긍휼이란 불쌍히 여겨주시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긍휼에 풍성하신 하나님이십니다(엡 2:5). 하나님은 자기 백성을 긍휼히 여기십니다(욜 2:18). 우리는 이미 넘치는 하나님의 사랑으로 받아서 하나님의 자녀가 된 자들입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해서 하나님의 긍휼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비록 하나님의 자녀이지만 우리 안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죄가 있기에, 우리의 죄를 회개하며 하나님의 용서를 구할 때마다 우리는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51:1-3). 죄를 짓고 매를 맞을 때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79:8-9; 단 9:9-19). 또한 우리의 육신이 연약하여 질병 가운데 처해 있을 때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41:3-4). 우리가 노쇠하게 되었을 때에도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71:18). 가난하고 곤고한 중에도 우리는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72:12-14; 86:1-4). 외롭고 괴로울 때에도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25:16). 하나님과의 복된 교제의 회복을 바라면서도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119:132). 신앙생활의 여러 역경을 만나고 이 세상의 거대한 악과 비참을 만나서 곤고하게 되었을 때에도 하나님의 긍휼을 구해야 합니다(시 123:2-3).
우리가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것은 우리를 새롭게 구원해 달라거나 하나님의 자녀로 다시 삼아달라고 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을 받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버지 하나님께 연약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하나님의 자녀로 더욱 힘있게 살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구해야 합니다.
이제까지 우리를 크신 사랑으로 사랑해주시고 우리를 긍휼히 여겨주신 하나님께 깊이 감사합시다. 우리 자신과 우리 가정과 우리 교회와 이 나라와 이 민족을 긍휼히 여겨주시기를 기도합시다. 그리고 우리들도 사랑과 긍휼의 사람이 되어 서로 사랑하며 피차 불쌍히 여기는 자들로 살아갑시다(엡 4:32; 벧후 3:8-9; 약 2:13).
2022년 1월 8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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