룻 2:1-16
그리스도인이라면 누구나 하나님의 선하신 인도하심을 받으며 살아가기를 소원할 것입니다. 선한 목자되신 하나님이 우리를 이끄시는 대로 살면 그것이 가장 안전하고 복된 삶이 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살아가는 일은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의 세세한 부분들이 성경에 구체적으로 다 기록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우리의 배우자나 직장이나 학업이나 진로 문제에 관해서, 또는 그 외의 소소한 일상에 대해서 세밀하게 말씀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 모든 일에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어떻게 받을 수 있습니까?
이삭을 줍겠나이다
오늘 본문은 나오미와 함께 베들레헴으로 돌아온 룻이 어떻게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살아갔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룻이 베들레헴에 왔을 때는 보리 추수가 막 시작되었던 때였습니다(룻 1:22).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율법에 따라서 가난한 자들이 추수하는 밭에 가서 이삭을 주워서 생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레 23:22; 신 24:19-22). 룻은 그 율법에 의지해서 밭에 나가 이삭을 주워서 생계를 이어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룻은 시어머니 나오미에게 “나로 밭에 가게 하소서 내가 뉘게 은혜를 입으면 그를 따라서 이삭을 줍겠나이다”(2절) 하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나오미는 룻에게 “내 딸아 갈지어다”(2절) 하고 허락해 주었습니다. 그리하여 룻은 이삭을 줍기 위하여 집을 나섰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사는 것은, 하루하루 우리가 만나게 되는 크고 작은 일들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잘 분별하고 그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움직일 수 있도록 기도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선택하면서 우리의 걸음을 하나님께 맡기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고 확정할 수 있으려면 우리는 우선 하나님의 명백하고도 큰 뜻에 비추어서 모든 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명백한 뜻은 무엇입니까?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신 6:5)고 하신 말씀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신 말씀에서 발견됩니다(레 19:18). 또한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도 하셨습니다(고전 10:31). 또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십계명도 주셨고, 그 외에도 신구약성경을 통해서 신자들이 어떻게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중요한 지침들과 원리들을 많이 알려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성경에서 우리에게 명백하게 드러내 보여주신 그 말씀에 근거해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아서 확정해야 합니다. 그렇게 확정한 뒤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하면 우리는 그 속에서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한 걸음씩의 신앙생활
우리의 신앙생활은 “한 걸음씩의 신앙생활”입니다. 우리는 한 번에 하나의 결정을 내릴 뿐입니다. 룻은 모압이냐 베들레헴이냐, 모압의 신들을 섬기는 자리로 가느냐 아니면 여호와 하나님을 섬기는 자리로 가느냐, 그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었습니다. 베들레헴에서 어떤 것이 보장되어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룻은 기도하면서 하나님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곳으로 간다는 그 대의만을 가지고 베들레헴으로 한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또한 베들레헴에 도착한 룻은 보리 추수가 시작된 밭으로 나가서 이삭을 주워서 시어머니를 봉양하고 자신의 생계를 이어나가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룻이 내딛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발걸음이었습니다. 룻은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갔습니다. 그 다음에 어떻게 될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룻은 그저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믿음으로, 그리고 신앙 양심을 따라서 옳다고 판단되는 그것,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것으로 판단되는 그것을 선택하고 계속 해나갔을 뿐입니다. 룻은 자기에게 주어진 현실을 은혜로 알고, 은혜에 의지하여, 은혜를 바라는 가운데 이삭을 주웠습니다. 룻은 하나님의 백성들과 함께 베들레헴에서 살아갈 수 있게 된 것을 큰 은혜로 여기면서 이삭을 주웠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하루 모든 날들이 은혜입니다.
또한 룻은 온 힘을 다하여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을 감당했습니다. 하나님의 인도를 받으며 사는 것은 자기의 할 일과 책임은 다 하지도 않은 채 그냥 가만히 앉아서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기다리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룻은 이른 아침부터(7절) 저녁까지(17절) 잠깐 쉬는 것을 제외하고는 하루 종일 온 힘을 다하여 이삭을 주웠습니다. 물론 때때로 우리에게 쉼이 필요합니다. 일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삶에 온 힘을 다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보아스도 “한 걸음씩의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보아스는 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의 친족 이었고 그는 유력한 사람이었습니다. 보아스는 하루하루 자기에게 주어진 일들을 믿음으로 감당했습니다. 보아스는 자기의 일꾼들에게 “여호와께서 너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노라”(4절)고 문안할 수 있는 경건한 사람이었습니다. 또한 보아스는 가난한 사람들을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계명을 따라서 자기 밭에서 가난한 이들이 와서 이삭을 주울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보아스는 성도를 사랑하고 귀히 여기는 사람이었습니다. 모압 여인 룻이 하나님을 중심하고 하나님을 섬기면서 살겠다고 애를 쓰는 모습을 보며 그녀에게 큰 호의를 베풀고 많은 배려를 해주었습니다. 보아스가 룻을 불러다가 얼마나 따뜻하게 해주었는지(8-9절), 얼마나 위로가 되는 말로 격려해 주었는지 모릅니다(11-12절). 또한 룻을 자기의 식탁에 초대하여 떡 조각을 초에 찍어 먹도록 하고 또 볶은 곡식을 주어 배불리 먹게 해주었고, 또 자기의 사환들을 명하여 룻에게 많은 배려를 해주고 보이지 않게 도와주도록 하였습니다(14-16절). 이것이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대단한 곳에서 발휘되어야 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매일의 일상에서 발휘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보아스가 무엇을 바라고 그렇게 한 것은 아닙니다. 내일 일은 전혀 몰랐습니다. 보아스는 하루하루 믿음으로 살았을 뿐입니다. 바로 그렇게 믿음으로 살아가는 삶의 행보 속에서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믿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던 룻과 보아스를 어떻게 인도하셨습니까? 하나님은 먼저 룻을 보아스의 밭으로 인도하셨습니다(3절). 룻은 이삭을 주우러 나갔다가 “우연히” 자기의 시부 엘리멜렉의 친족인 보아스의 밭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룻은 전혀 계획하지 않았고 의도하지 않았기에, 룻이 보아스의 밭에 이르게 된 것은 룻에게는 전적으로 우연히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님에게도 우연한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날 룻의 발걸음을 그곳으로 인도하신 것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보아스의 발걸음도 그 밭으로 인도하셨습니다(4절). 하나님은 그날 “마침” 보아스의 마음을 주장하셔서 그 추수하는 밭에 나오게 하셨습니다. 이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모두 하나님의 선한 인도하심이었습니다. 보아스는 보아스대로 믿음으로 살려고 애를 썼고, 룻은 룻대로 믿음으로 살려고 애를 썼을 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런 그들을 선하게 인도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까? 우리의 신앙생활은 “한걸음씩의 신앙생활”이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은 “한걸음씩의 인도하심”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고 분별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고 바라면서, 온 힘을 다해서 한 걸음을 걷고 난 후에, 그 다음은 하나님의 선하신 손에 우리의 삶을 맡기면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아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