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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병철 안

230521 잊지 못할 이름들

로마서 16:1-16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하지만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에도 특별히 잊을 수 없는 분들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그분들의 이름은 우리의 마음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도 많은 사람들(27명)의 이름이 언급되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뵈뵈라는 여인을 천거하는 것으로 시작해서(1-2절), 로마 교회의 성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들어가면서 그들에게 문안한 뒤에(3-15절), 로마 교회 성도들 모두를 향해, 그리고 로마서를 읽게 될 모든 성도들에게 문안하는 것으로 이 단락을 마치고 있습니다(16절).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 뵈뵈(1-2절)

사도 바울이 제일 먼저 언급한 인물은 뵈뵈(Phoebe)입니다. 뵈뵈는 고린도의 동쪽에 위치한 항구 도시였던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이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뵈뵈가 로마서를 바울에게서 받아서 로마 교회의 성도들에게 전달한 전달자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바울이 이 막중한 일을 뵈뵈에게 맡긴 것은 뵈뵈를 굳게 신뢰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뵈뵈는 아무리 힘들어도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반드시 그 편지를 로마에 전달할 수 있는 충성스러운 사람, 믿을 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바울은 뵈뵈를 “겐그레아 교회의 일꾼”(1절)이라고 불렀습니다.


신약성경에서 “일꾼(διάκονος)”이라는 말은 “집사(deacon)”라는 기술적 용어로 번역되기도 하지만, “사자”(롬 13:4), “수종자”(롬 15:8), “사역자”(고전 3:5), “일꾼”(고후 3:6; 11:15; 엡 3:7), “종”(빌 1:1)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됩니다. 뵈뵈는 겐그레아 교회에서 복음을 위해서 많이 수고하고 충성한 일꾼이었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볼 때, 뵈뵈가 한 일은 매우 작은 일처럼 보입니다. 뵈뵈는 편지 한 통을 고린도에서 로마로 전달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그 일은 복음의 진수를 담고 있는 로마서를 보존하고 전수하는 귀한 일이었습니다.


때로는 우리의 섬김이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 일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하는 일이 어떤 유형의 일이냐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진정으로 그리스도와 복음을 위한 일이냐, 교회와 성도들의 덕과 유익을 위하는 일이냐 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서 그리스도의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사람은 교회 안에서 그리스도의 종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결국에는 자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그리스도의 좋은 일꾼은 아닙니다. 그렇게 일한 것은 오래 남지 않고 열매가 없으며 하나님의 인정과 칭찬을 받지 못합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그리스도의 종이 되어 그리스도를 위하여 한 일은 영원히 남습니다. 뵈뵈가 한 일은 교회사에 영구히 기념될 일이었고, 뵈뵈 자신에게는 큰 영예로 남게 될 일이었습니다. 모든 교회는 뵈뵈들을 언제나 필요로 합니다.


뵈뵈는 아마도 독신으로 살면서 바울과 겐그레아 교회의 성도들을 친 가족처럼 돌본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바울이 뵈뵈를 가키켜 “여러 사람과 나의 보호자”(2절)라고 하였는데, “보호자”로 번역된 헬라어 “프로스타티스(προστάτις)”는 “후원자(patron)” 또는 “보호자(protector)”를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뵈뵈는 바울의 사역을 여러 면으로 후원하였을 뿐만 아니라, 겐그레아 교회의 여러 어려운 교인들도 남몰래 많이 도와주었을 것입니다.

문안하라, 문안하라, 문안하라(3-15절)

이제 사도 바울은 로마의 성도들에게 문안하기 시작합니다. 바울은 제일 먼저 브리스가(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에게 문안하였습니다(3-4절). 이들은 글라우디오 황제가 유대인들을 로마에서 추방할 때 고린도로 왔다가 바울을 만나 바울과 함께 천막 만드는 일을 같이 하면서 바울의 신실한 동역자가 된 부부입니다(행 18:2). 이들은 바울이 고린도를 떠나 에베소로 갈 때 바울과 함께 에베소로 따라가서 동역하였습니다. 그들은 바울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잘 배워서 아볼로에게 하나님의 도를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정도의 실력을 갖춘 부부였습니다(행 18:24-26). 바울이 로마서를 쓸 때 그들은 다시 로마로 돌아가서 로마 교회를 섬기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일평생 교회와 복음을 위해서 헌신한 부부였습니다. 그들은 고린도나 에베소나 로마에서 자신들의 집을 예배 장소로 개방하였습니다(5절). 그들은 바울을 위하여 자신들의 목까지 내놓았습니다(4절). 아마도 그들은 에베소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때에 목숨을 걸고 바울을 보호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래서 로마 교회뿐만 아니라 모든 이방인의 교회들도 그들에게 감사해 했습니다. 바울은 죽기 직전까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잊지 못했습니다(딤후 4:19). 우리는 누군가에게 그렇게 잊을 수 없는 사람입니까?


바울은 에배네도와 마리아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5-6절) 에배네도는 바울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그리스도께로 인도했던 첫 열매였습니다. 또한 바울은 마리아에게도 문안하였는데, 바울은 마리아를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라고 불렀습니다. 마리아는 당시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이 “너희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마리아”라고 하였을 때 로마 교회 성도들은 그 마리아가 누구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기억할 때, “교회를 위하여 많이 수고한 자”로 기억할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영예로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바울은 안드로니고와 유니아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7절). 이들은 바울의 친척으로, 바울보다 먼저 그리스도 안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복음을 위하여 일하다가 바울과 함께 옥에 갇히기까지 했던 자들로, 사도들에게도 유명히 여김을 받은(잘 알려진) 자들이었습니다.


바울은 암블리아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8절). 암블리아는 흔한 노예 이름이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노예였던 그를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와 친구로 여겨 “내 사랑하는 암블리아”로 불렀습니다. 바울은 우르바노와 스다구와 아벨레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9절). 바울은 그들을 자신의 “동역자”로, “나의 사랑하는 자”로, “그리스도 안에서 인정함을 받은 자”로 불렀습니다. 아리스도불로의 권속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10절). 아리스도불로는 헤롯 대왕의 손자이자 헤롯 아그립바 1세의 동생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바울은 그의 친척 헤로디온과 나깃수의 가족 중 주 안에 있는 자들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11절). 나깃수는 글라우디오 황제의 노예였다가 자유인이 된 사람으로, 그의 가족 중에도 믿게 된 자들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바울은 주 안에서 수고하였던 드루배나와 드루보사와 버시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12절).


바울은 “주 안에서 택하심을 입은 루포와 그 어머니”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13절). 루포는 예수님의 십자가를 억지로 졌던 구레네 시몬의 아들들 중 한 사람입니다(막 15:21). 따라서 루포의 어머니는 구레네 시몬의 아내였습니다. 시몬은 안디옥 교회의 사역자가 되었는데(행 13:1, 니게르 시므온), 시몬 부부는 바울의 선교 사역을 후원하면서 바울에게 힘이 되어 주었을 것입니다. 바울은 “루포의 어머니”를 “내 어머니”라고 불렀습니다. 바울은 위대한 사도였습니다. 하지만 바울에게도 어머니와 같이 품어주고 사랑해주고 돌보아주고 지지해주고 위하여 기도해주는 그런 어머니가 필요했습니다. 루포의 어머니는 바로 그런 어머니였습니다.


그 외에도 바울은 “아순그리도와 블레곤과 허메와 바드로바와 허마와 저희와 함께 있는 형제들... 빌롤로고와 율리아와 또 네레오와 그 자매와 올름바와 저희와 함께 있는 모든 성도”(14-15절)들에게도 문안하였습니다. 우리는 이들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바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아는 것은 이들이 모두 로마 교회의 신실한 성도들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바울은 로마서를 끝맺으면서 “너희가 거룩하게 입맞춤으로 서로 문안하라 그리스도의 모든 교회가 다 너희에게 문안하느니라”(16절)고 하였습니다. 이는 바울의 사랑의 고백이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에게 자매와 형제와 보호자와 동역자와 친구와 어머니가 되어 주었던 그들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의 이름은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습니까? 우리의 이름도 우리를 아는 모든 성도들에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이름으로 기억되기를 소원합니다. 우리의 이름이, 생각하면 그립고 마음 깊이 고맙고 눈물 나게 사랑스러운 이름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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