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1:11-12
하나님은 스스로 계시는 분(자존자)이십니다. 하나님은 자신 안에 생명을 가지셔서 그 생명의 작용으로 활동(일)하십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하나님의 생명의 활동입니다. 신학자들은 하나님의 일하심(사역, 활동)을 하나님의 내향적 사역(opera ad intra)과 외향적 사역(opera ad extra)으로 구별합니다. 하나님의 존재하심과 관련된 그의 내향적(또는 내재적, 내적) 사역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와 관계된 것으로 우리 인간은 거의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알려주는 하나님은 자신 안에 생명을 가지고 스스로 계신 분(자존자)이며, 삼위일체로 계시며 영광스러운 속성을 지니신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지만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 간의 사랑의 교제 가운데 지극히 복되고 자충족한 삶을 사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 자신과 관련된 하나님의 내적 사역은 이 정도 밖에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피조물과 관계된 하나님의 외향적 사역은 성경에 계시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피조물과의 사역에도 하나님의 작정(경륜, 계획)과 실행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외향적 사역(피조물과 관계된 사역)의 첫 순서는 하나님의 작정(경륜)입니다. 하나님의 작정은 피조물과 관계된 그의 외향적 사역 가운데서 하나님의 마음(의지)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내적 사역’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의 작정 안에는 계획과 실행이 다 포함됩니다. 하나님은 먼저 작정하시고 작정하신 그대로 이루십니다.
하나님의 작정 안에는 만물과 만사가 다 포함됩니다. 하나님의 작정 안에서 가장 중심이 되고 중요한 것은 영생을 위한 선택과 예정이며, 유기도 하나님의 작정 안에 포함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주권적 의지로 작정하신 것을 창조와 섭리와 구속으로 이루십니다. 성경은 하나님의 작정을 추상적으로가 아니라 역사 안에서 실현되는 것으로 말합니다. 구약 성경은 하나님의 작정을 “여호와의 계획” “그의 생각”(시 33:11), “여호와의 뜻” “나의 모든 기뻐하는 것”(잠 19:21; 사 46:10) 등으로 말합니다. 신약 성경은 “뜻” “예정”(엡 1:11), “하나님의 정하신 뜻”(행 2:23), “주의 뜻”(계 4:11), “아버지의 뜻”(마 11:26), “영원부터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예정하신 뜻”(엡 3:11) 등 여러 용어들을 사용합니다. 하나님의 작정을 가리키는 말로는 ‘경륜’, ‘계획’, 또는 ‘목적’ 등이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제7문은 “하나님의 작정이란 무엇인가?”라고 묻고 이렇게 답합니다. “하나님의 작정은 그의 뜻을 따라 세우신 그의 영원한 목적인데, 이로 말미암아 그의 영광을 위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일을 미리 정하셨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제3장은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에 관하여 잘 요약하여 설명해 줍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God’s eternal decree)은 바르게 이해하고 잘 설명하기가 참으로 어려운 교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은 우리 인간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과, 구원의 확신과, 소망의 견고한 근거와 토대가 되는 참으로 중요한 교리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장 1항 전반절을 보면, 하나님의 작정의 속성을 요약적으로 잘 설명해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영원부터 지극히 지혜롭고 거룩한 자기의 뜻의 경영(계획)에 따라 일어날 모든 일을 자유롭게 그리고 불변적으로 작정하셨습니다”(시 33:11; 엡 1:11; 히 6:17; 롬 9:15,18).
이 간략한 진술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작정의 속성(또는 특징)을 알 수 있습니다. ① 하나님의 작정은 창세 전 곧 영원에서 세우신 것입니다(영원한 작정). ② 하나님의 작정은 하나님의 무한한 지식과 지혜로 세우신 것입니다(지극히 지혜로운 작정). ③ 하나님의 작정은 하나님의 지극히 거룩한 속성에 조화되는 지극히 거룩한 것입니다(지극히 거룩한 작정). ④ 하나님의 작정은 그분의 기쁘신 뜻을 따라 이루어진 하나님의 자유로운 작정입니다(주권적 의지의 작정). ⑤ 하나님의 작정은 변하지 않고 그가 미리 정하신 것은 반드시 정하신 그대로 이루어집니다(불변적 작정).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은 스스로 계시는 하나님(자존하시는 하나님)의 속성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은 하나님의 주권적 의지의 도모(경영, 계획)이기 때문에, 우리 인간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유한한 지식을 가진 인간의 이해력을 초월하는) 거룩한 신비에 속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은 충분하게 그리고 바르게 이해하기 어렵고 설명하기 어려운 교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은 우리의 믿음, 소망, 사랑, 힘과 위안이 어떤 형편에서든지 유지될 수 있게 해 주는 견고한 근거와 토대입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은 만물(모든 피조물)과 만사(모든 행사와 움직임)가 다 포함되어 있는 우주적이며 포괄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에 있어서 가장 중심이 되고 중요한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려는 구원 계획입니다. 이 하나님의 영원한 구원 계획을 성경에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엡 1:4-5).
우리의 구원(영생)을 위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하나님의 영원한 경륜) 안에서 하나님의 지극히 지혜롭고 거룩하신 뜻대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것을 가리켜 영생(구원)을 위한 선택 또는 예정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안에서 영생을 위하여 우리를 택하시고 예정하신 것을 알고 확신한다면, 사도 바울처럼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고 확신하며 고백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과 관련된 모든 것은 우리의 구원을 위해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구원은 하나님의 선택(예정)에 근거한 것입니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우리로 사랑 안에서 그 앞에 거룩하고 흠이 없게 하시려고 그 기쁘신 뜻대로 우리를 예정하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기의 아들들이 되게 하셨으니 이는 그의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엡 1:3-6).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26문, 27문, 그리고 28문에서 전능하신 성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는다는 고백에서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과 섭리가 우리에게 주는 유익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26문: “전능하신 성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나는 믿사오며”라고 고백할 때 당신은 무엇을 믿습니까?
답: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아무 것도 없는 중에서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창조하셨고, 또한 그의 영원한 작정과 섭리로써 이 모든 것을 여전히 보존하고 다스리심을 믿으며, 이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 그리스도 때문에 나의 하나님과 나의 아버지가 되심을 나는 믿습니다. 그분을 전적으로 신뢰하기에 그가 나의 몸과 영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채워 주시며, 이 눈물 골짜기 같은 세상에서 당하게 하시는 어떠한 악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실 것을 나는 조금도 의심치 않습니다. 그는 전능하신 하나님이기에 그리하실 수 있고, 신실하신 아버지이기에 그리하기를 원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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