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1:50-51
신약성경, 특별히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칭호 중에 가장 중요하고도 신비한 칭호, 쉽고 간단해 보이지만 그러나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칭호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인자(The Son of Man)”라는 칭호입니다. “인자(人子)”란 “사람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나다나엘에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리라”(요 1:51)고 하시면서 자신을 가리켜 “인자”라고 부르셨습니다. “인자”라는 칭호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지칭하실 때 가장 즐겨 사용하셨던 칭호입니다. 예수님은 거의 언제나 자신을 “인자”라고 부르셨습니다.
하지만 “인자”라는 호칭은 일반적인 메시아 호칭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호칭은 “메시아(그리스도)”라는 호칭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구원자를 보내주실 것을 약속했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구원자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장차 오실 구원자를 “그리스도”라고 불렀습니다. “그리스도”는 당시 유대인들이 기다리던 구원자에게 붙여지기를 기다리고 있던 호칭(타이틀)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오실 구원자를 “그리스도(메시아)”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장차 오실 구원자는 “왕”이나 “제사장”이나 “선지자”라는 호칭으로 통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인자, 사람의 아들”이라는 호칭은 사람들에게 메시아 호칭으로 알려지지 않은 매우 생소한 호칭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왜 이 호칭을 그렇게 자주 사용하신 것입니까?
예수님께서 자신을 “인자”라고 부르신 이유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메시아 대망 사상을 가지고 있기는 하였지만, 상당히 왜곡된 메시아 사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꿈꾸고 대망하고 있던 메시아는 매우 현세적이고, 가시적이고, 경제적이고, 정치적이고, 군사적이고, 민족적인 메시아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만일 예수님께서 “내가 그리스도다”라고 주장하셨다면, 군중들이 몰려와서 예수님에게 온갖 요구를 했을 것입니다. 실제로 예수님께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행하셨을 때, 그곳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듣던 무리들은 예수님께로 몰려와서 예수님을 억지로 잡아서 왕을 삼으려고 했었습니다. 그들은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예수님을 따르던 자들로, 영락없는 교인들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들도 대부분 그릇된 메시아 사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수가 많다고 해도 그런 식으로 수가 많은 것은 아무런 힘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결국 자기들의 꿈과 기대와 생각을 따라 예수님을 믿었을 뿐입니다. 자기들이 상상하는 그리스도를 믿었을 뿐입니다. 그런 이들이 교회의 주축이 된다면 그들이 복음을 아무리 열심히 전한다 하더라도 그들이 전하는 복음은 예수님을 믿으면 금생의 모든 문제들(경제, 정치, 군사, 사회, 환경 등등)을 해결해주는 것이라는 인상을 주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는 이 지상에 바른 교회는 세워질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구원은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지상에 신약교회를 창설하고 계셨습니다. 교회 역사에서 매우 중대한 시기였습니다. 예수님은 예수님에 대해 참된 지식(이해)과 바른 신앙고백이 없이 예수님에게 다수의 사람들이 나아오는 것을 심히 경계하셨습니다. 그래서 베드로가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마 16:16)라고 고백하였을 때, 예수님께서는 한편으로 매우 기뻐하셨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제자들을 경계하사 자기가 그리스도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마 16:20)고 하셨습니다. 예수님이 오신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게 하고 믿게 하기 위함이 아닙니까? 그런데 왜 자신이 그리스도이신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까? 예수님은 지상의 교회가 예수님에 대한 왜곡된 지식과 왜곡된 믿음 위에 세워지기를 원치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자들이 교회의 주축이 되면 복음의 논점은 흐려지고 교회는 본질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리스도”라는 호칭을 피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상의 교회가 예수님에 대한 참된 믿음을 가진 사람들로 시작되기를 원하셨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이 오신 것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슈퍼스타가 되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구원의 일을 이루기 위하여 오셨습니다.
“인자”라는 칭호의 의미
그렇다면 “인자”라고 하는 칭호는 왜 중요합니까? “인자”라는 칭호는 구약성경 중에서도 다니엘서 7장을 배경으로 합니다. 다니엘서 7장은 다니엘이 꿈속에서 본 이상(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이상을 통해서 이 세상의 역사와 구속의 역사 속에서 장차 이루어질 일들을 보여주셨습니다. 그 이상에서 다니엘은 먼저 네 마리의 무서운 짐승들이 바다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이 세상의 역사 가운데 일어나게 될 이 세상 나라들과 권세자들을 상징합니다. 그들은 굉장히 세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지만 그 모든 나라들은 결국 등장했다가 사라지고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그 이후 다니엘은 하늘 보좌에 앉으신 분의 영광과 인자 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 오실 것을 보았습니다. 바로 그 “인자 같은 이”(단 7:13)가 장차 오실 구원자였습니다. 그는 하늘로부터 오시는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사람으로 오시는 분, 곧 “인자 같은 이”이셨습니다. 그는 멸망하지 않을 나라를 함께 가지고 오시는 왕이었습니다(단 7:14). 인자 같은 이가 하늘 구름을 타고 와서 멸망하지 않을 나라를 가져다주실 것이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성도들이 그 나라를 얻을 것이며, 그 누림이 영원하고 영원하고 영원하리라고 하셨습니다(단 7:16-18). 그런 나라를 가져다주실 구원자가 바로 “인자”였습니다. 예수님은 “인자”라는 호칭을 사용하심으로써 자신이 바로 다니엘서에 예언된 그 “인자”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 인자는 하늘 구름을 타고 하늘로부터 오시는 천상적 존재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자를 “하늘에서 내려온 자 곧 인자”(요 3:13)라고 분명하게 정의하셨습니다. 인자는 “하늘에서 내려온 자”입니다. 그러나 인자는 다시 하늘로 올라가실 분이고(요 3:14; 8:28), 또한 하늘로부터 다시 오실 분이십니다(요 6:62). 인자는 영광 중에 다시 오실 것입니다. “이후에 인자가 권능의 우편에 앉은 것과 하늘 구름을 타고 오는 것을 너희가 보리라”(막 13:26)고 하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자에게는 심판하는 권세가 있습니다(요 5:27).
무엇보다 인자는 구원자로 오신 분이었습니다. “인자의 온 것은 잃어버린 자를 찾아 구원하려 함이니라”(눅 19:10). 그는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내어줌으로써 죄인들을 구원하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막 10:45).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높이 들리셔서 죽임을 당하고 고난을 당함으로써 구원의 일을 이루어주실 구원자이십니다(요 8:28).
오늘날에도 사람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저마다의 예수님 상(像)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예수님을 어떤 분으로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실제로 어떤 분이냐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왜곡된 메시아 사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주님께서는 “그리스도”라는 호칭을 피하시고 “인자”라는 겸손한 호칭을 사용하셨습니다. 지상의 교회는 성경에 기초하여 예수님에 대한 바른 신앙고백 위에 세워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복음의 논점은 흐려지고, 교회는 교회 본연의 목적에서 이탈하여 변질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시며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가져다주신 구원이 어떤 구원인지를 잘 알아야 합니다. 복음의 논점이 흐려지지 않게 해야 합니다. 교회 본연의 목적이 변질되지 않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자신을 인자로 알려주신 뜻을 우리가 잘 새겨서 예수님에 대한 바른 신앙고백 위에 세워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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