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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Lee Juman

7월 목회편지

평안하신지요. 여름이 시작되나 싶더니, 벌써 장마와 무더위가 기승입니다.


올 여름에는 코로나 국면이 진정되어, 지난 3년 동안 모이지 못했던 양구사경회를 다시 모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사경회 주제는 “교회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갑시다”입니다. 교회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입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신자가 이 지상에서 죽을 때까지 거하면서 하나님을 섬기고 복음을 전하고 성도의 교제를 나누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신자의 신앙생활의 터전이고, 진리의 터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에 대해서 바로 알아야 교회의 좋은 지체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교회에 관하여 묻고 답하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제54문답은 맨 마지막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도 지금 이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이며 영원히 그러할 것을 믿습니다.” “교회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간다”고 할 때, 교회를 아는 지식이란 단순히 “교회에 관한” 지식을 쌓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교회의 한 지체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ein lebendiges Glied, living member)”로서 살면서 완성되는 지식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로 사는 경험적인 지식(experiential knowledge)이 없이 교회에 대해서 무언가를 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가 되기 전에는 아무도 교회를 아는 진정한 지식에 이를 수 없습니다.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가 있다면 죽어 있는 지체도 있다는 말입니까? 예, 그렇습니다. 진정으로 거듭나지 못한 자들, 진정으로 그리스도를 믿는 참된 믿음을 가지지 못하여 그리스도와 연합하지 못한 자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죄 사함과 의롭다 하심과 영원한 생명을 받아가지지 못한 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들은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와 생명적인 관계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다만 가시적 교회의 한 회원이 되어 있을 뿐입니다.


교회를 알아간다는 것은 내가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로서 살아가는 가운데 얻게 되는 경험적인 지식을 포함합니다.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로 사는 것은 참으로 복되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로 사는 경험에는 늘 기쁘고 행복한 경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마치 결혼 생활, 가정 생활과도 같습니다. 결혼은 복된 제도이고, 가정 역시 소중한 기관이지만, 실제로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을 이루어 한 남편, 한 아내, 한 부모, 한 자녀, 한 형제, 한 자매, 한 사위, 한 며느리로 살아가는 일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교회 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의 한 지체로 살아가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많은 희생과 수고도 요구되고 많은 인내도 요구되며, 거기에는 긴장과 갈등도 따라옵니다. 왜냐하면 교회 안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들의 성향과 기질은 다 다릅니다. 성화를 이룬 정도도 다 다릅니다. 성숙한 신앙 인격을 가진 사람도 있고 아직 어린 아이와 같이 유치한 상태에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에 있어서도 우리는 다 완전하지 못하여 말로 인한 상처도 많이 주고받습니다.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로 사는 것은 바로 그렇게 불완전한 상태에 있는 성도들이 한 몸을 이루어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부족한 속에서 교회의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으면서 수고와 인내로 하나님의 영광과 복음의 진보와 다른 지체들의 덕과 유익을 위하여 살아가는 것이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로 사는 삶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힘들고 고단해 보이는, “교회의 살아 있는 지체로 사는 삶”을 살 수 있는 힘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사랑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어떠한 사랑으로 사랑하여 주셨는지를 깊이 깨달을 때, 그리고 우리의 지체들은 그리스도께서 위하여 죽으시기까지 사랑하신 우리의 형제(고전 8:11)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할 때, 우리는 교회의 지체로 살면서 만나게 되는 모든 수고와 희생과 긴장과 갈등을 능히 이길 수 있을 것입니다. 아무쪼록, 하나님께서 올 여름 양구사경회를 통해서 우리 모두에게 교회를 아는 지식에서 자라가는 특별한 복과 은혜를 충만하게 더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2023년 7월 8일

양의문교회 담임목사 김준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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