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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Lee Juman

교회가 누리는 가장 고귀한 영광

“교회는 그의 몸이니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자의 충만이니라”(엡 1:23).


본문은 교회를 가리켜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하면서, 이 말의 의미를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자의 충만’이라고 설명해 줍니다. 교회가 예수님의 몸이라는 말은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라는 말이기도 합니다. 몸과 머리의 관계는 결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절대로 분리될 수 없는 관계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본문은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는 분이신 예수님을 충만하게(만족하게) 하는 것이 바로 교회라고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만물 안에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분이라는 것은 금방 수긍이 갑니다. 하지만 교회가 예수님을 충만하게 한다는 말은 선뜻 이해되지 않습니다. 참 하나님이신 예수님께 어떤 부족함이나 불완전함이 있다는 것일까요? 그래서 교회가 그 부족함을, 불완전함을 채워주어야 한다는 말인가요?


칼뱅 목사님은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 우리와 연합되지 않으신다면, 그분 자신은 무언가 스스로를 불완전한 존재로 여기십니다. 이것이 교회가 누리는 가장 고귀한 영광입니다. 우리가 그분과 함께할 때에야 비로소 그분이 모든 것을 완전히 갖추신다는 것, 혹은 그때에야 비로소 완전하게 여겨지기를 바라심을 알게 되는 것이 우리에게는 얼마나 큰 위로입니까?”


그리스도께서는 온 우주를 창조하신 창조주이시며, 온 우주를 소유하시고, 가득 채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런 그리스도께서 교회가 없이 나는 충만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온 세상을 충만하게 채우시는 그리스도 안에 교회가 아니면 채울 수 없는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가 그만큼 영광스럽고, 선하고, 아름다운 존재이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심히 약하고 불완전한, 문제투성이 교회, 그것이 바로 우리입니다. 굳이 가치를 따지자면 우리보다 천사가 훨씬 고귀하고 아름답고 영광스럽습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은 이 땅의 연약하고 불완전한 교회가 없이는 충만하지 않다고, 만족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일까요? 이유는 오직 하나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교회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교회가 없이는, 이 교회와 연합하여 온전한 한 몸을 이루기 전에는 결코 만족할 수 없다고, 충만할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이것이 교회의 영광입니다.


우리가 뭐라고 주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십니까? 세상의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것들이 많이 있는데, 왜 다른 모든 것으로는 주님 안에 빈 공간을 채울 수 없고, 오직 교회만이 채울 수 있다고 말씀하시며, 이 땅의 교회가 온전히 자신의 소유가 되기까지 쉬지 않으시는 것일까요? 교회가 세상보다 낫기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에는 교회보다 세련되고 도덕적으로 훌륭한 모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신자들이 불신자들보다 우월하기 때문일까요? 그렇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많은 죄와 실수를 저지르는지 우리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복음을 모르지만 착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불신자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안에서는 주님의 특별한 사랑을 받을 만한 어떤 자격이나 조건을 찾을 수 없습니다.


교회의 영광, 교회의 존귀함은 우리 안에 있는 어떠함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어떠함 때문입니다. 바로 교회를 향한 주님의 무조건적인 사랑 때문입니다. 이 사랑에 대해서는 어떤 합리적인 설명도 불가능합니다. 왜 주님이 교회를 사랑하지는지, 왜 교회와 헤어지기를 싫어하시는지, 왜 주님의 마음을 끊임없이 아프게 하는 교회를 여전히 품으시는지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설명을 포기하고, 그저 받아들일 뿐입니다. 시편 139편에서 다윗은 주님께서 자신을 향해 온 관심을 기울여 살피시고 아는 것에 대하여, ‘이 지식이 내게 너무 기이하니 높아서 내가 능히 미치지 못하나이다’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교회를 향한 우리 주님의 사랑은 너무나도 기이하여 우리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 땅의 교회는 연약하고 문제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합니다. 우리 주님께서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시는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이 교회는 주님의 몸입니다. 바울이 성도들을 핍박할 때, 예수님께서는 네가 왜 나를 핍박하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교회를 대하는 것은 곧 예수 그리스도를 대하는 것과 같습니다. 교회가 아무리 못나고, 부족하고, 불완전하다고 해도, 우리가 교회를 소중히 여기고 사랑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님의 마음, 주님의 시선, 주님의 사랑은 온통 교회를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누리는 가장 고귀한 영광은 그리스도께서 변함없이 한결같은 사랑으로 교회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에 있습니다. 주님이 사랑하셔서 보배로운 피를 흘려 사신 이 교회를 우리도 사랑합시다.



* 조영민 목사님의 책, '교회를 사랑합니다' 서문의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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