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하나님은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의 언약을 떠올려 주셨어요.
본문: 신명기 8장
지난 시간에 이어 신명기에 있는 말씀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신명기는 나이 많은 모세가 광야 생활을 마치고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 들어가려고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한 고별 설교입니다. 이 설교를 마친 후 모세는 느보 산에서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여호수아의 인도 아래 요단강을 건너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게 됩니다.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갈 사랑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 마지막 당부의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무엇을 당부하고 있을까요? 11절을 읽어봅시다.
내가 오늘날 네게 명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법도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고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게 되지 않도록 삼갈지어다(신 8:11)
여기서 모세는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게 되지 않도록 삼갈지어다”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삼가다’라는 말은 아주 조심한다는 말입니다. 무엇을 조심하라고 합니까?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는 것’을 조심하라고 합니다. 또 14절에서도 모세는 “네 마음이 교만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릴까” 두렵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18절에서는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고 당부합니다.
우리의 기억력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누구든지 시간이 지나면 이전에 습득했던 지식과 경험들을 잊어버리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 어릴 때 있었던 일들, 사귀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억이 흐려지고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가 잊는다는 것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슬프고 괴로운 일을 당했을 때, 그 기억을 계속해서 안고 살아가야 한다면, 우리 삶은 괴로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그런 기억들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집니다.
문제는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하고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까지도 잊어버린다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의 문제는 잊어도 되는 일들은 기억하는 반면, 잊지 말아야 하는 일들은 잊어버린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잊어서는 안 되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하지만 이런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해서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모세는 그것을 하나님이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과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 어떤 일을 하셨는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등은 우리가 꼭 기억해야하는 영순위에 있는 것들입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을 기억해야만 우리는 하나님을 예배하며 섬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잊는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 받은 백성 답게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하나님을 배반하고 죄로 기울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세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의 여호와 하나님을 잊어버리게 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당부한 것입니다. 특별히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잊어버리기 쉬운 환경에 처하게 될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잠시 후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거기서 이스라엘은 “배불리 먹으며, 좋은 집을 짓고 거기에 살”게 될 것입니다. 또 “소와 양이 번성하고, 은과 금이 많아져서” 재산이 늘어날 것입니다. 광야에서 지냈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는 평안하고 풍족한 삶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바로 이러한 환경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교만하게 만들고 하나님을 잊게 만들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을 잊어버릴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광야라는 곳은 모든 것을 하나님께 의존해야 하는 장소이기 때문입니다. 먹을 양식, 마실 물, 입을 옷이 없는 곳일 뿐만 아니라 맹수들(뱀과 전갈)과 이방인의 위협이 늘 도사리는 곳이었습니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그들을 애굽에서 건지시고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했습니다. 불기둥과 소금기둥으로 그들을 앞장서 주신 하나님, 날마다 하늘에서 만나를 내려주시고 반석에서 물을 내어주시는 하나님, 옷과 신발이 헤어지지 않고 닳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광야 생활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들을 낮추시고 그들을 시험하셨습니다. 그래서 광야 생활을 통해 사람이 눈에 보이는 것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여 살아가는 법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이런 광야 생활의 끝이 눈 앞에 다가오게 되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요단강만 건너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갈 것입니다. 그들이 들어갈 가나안 땅은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입니다. 비옥한 땅이어서 이스라엘은 이제 그 땅에서 나는 식물을 먹고, 가축을 키우며 재산도 불어나게 될 것입니다. 광야에서 늘 염두에 두어야 했던 불뱀과 전갈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세는 바로 이 때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정말 위험한 때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이 안정되고 풍족한 삶을 살아갈 때, 하나님과 하나님을 잊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더 이상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부르짖지 않으며 감사치도 않게 될 것입니다. 모세는 바로 그런 상황을 미리 내다보고 크게 염려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어떠한가요? 오늘 우리도 같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을 아시나요? 우리도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를 잊기 쉬운 환경에 처해 있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는 역사상 가장 풍족하고 평안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나 우리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풍요롭고 안전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거리 하나 없이 살아갑니다. 이런 환경 속에 살아간다는 것은 한 편으로는 매우 감사한 일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 우리는 하나님을 잊어버리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고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과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세는 세 가지를 말합니다. 첫째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일과 베푸신 은혜를 의식적으로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14절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잊어버릴까 두렵다고 하면서 그 하나님께서 어떤 분이신지를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여호와는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이끌어 내시고 너를 인도하여 그 광대하고 위험한 광야 곧 불뱀과 전갈이 있고 물이 없는 간조한 땅을 지나게 하셨으며 또 너를 위하여 물을 굳은 반석에서 내셨으며 네 열조도 알지 못하던 만나를 광야에서 네게 먹이셨나니 이는 다 너를 낮추시며 너를 시험하사 마침내 네게 복을 주려 하심이었느니라(14하반-16절)
우리가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입니까? 반복해서 계속 기억하는 것입니다. 모세는 신명기에 기록된 세 편의 고별설교에서 이 사실을 계속 반복해서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어떤 비참한 삶을 살았는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어떻게 구출하셨는지,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하나님께 얼마나 자주 반역했는지, 그럼에도 하나님께서 얼마나 신실하게 그들을 사랑하사 용서하시고 구원해주셨는지를 반복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이다.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은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영원 전에 우리를 택하신 일,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일, 성령께서 우리 안에 내주하시면서 우리를 점점 더 거룩하게 하신 일을 기억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내가 어떤 사람이 되며, 어떻게 살아가기를 원하시는지를 계속해서 기억해야한다. 우리가 매 주일마다 예배드리고 교리를 공부하고 매일 성경을 읽고 묵상하는 것도 하나님을 기억하시기 위한 것이다.
둘째로 우리가 하나님께 이렇게 큰 은혜를 받은 것이 우리 자신의 어떠함 때문에 주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허락해 주신 것임을 기억하라고 합니다.
또 두렵건대 네가 마음에 이르기를 내 능과 내 손의 힘으로 내가 이 재물을 얻었다 할까 하노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기억하라 그가 네게 재물 얻을 능을 주셨음이라 이같이 하심은 네 열조에게 맹세하신 언약을 오늘과 같이 이루려 하심이니라((17-18절)
모세가 두려워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이스라엘 백성의 교만입니다. 그들이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집과 밭을 얻고, 거기서 많은 가축과 소출을 얻게 될 것인데, 그것을 얻은 후 이 모든 것이 내 능력과 내 힘으로 얻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자기 자신을 높이게 될 것을 염려하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들어가서 얻은 집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 능력으로 얻은 집입니까? 그 집은 누가 살던 집이죠? 그 밭은 누가 일구던 밭인가? 그들이 얻게 될 가축과 열매들은? 가나안 거민들의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가나안을 정복하는 이스라엘 백성들과 함께 하셔서 그것을 얻게 하셨다.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가나안 땅을 주심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무엇때문이 아니라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맹세로 하신 약속 때문이다. ‘내 목숨을 걸고 이 땅을 너희 후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셋째는 그럼에도 우리가 하나님을 잊고 그분을 떠난다면, 어떤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인지를 경고합니다.
네가 만일 네 하나님 여호와를 잊어버리고 다른 신들을 좇아 그들을 섬기며 그들에게 절하면 내가 너희에게 증거하노니 너희가 정녕히 멸망할 것이라 여호와께서 너희의 앞에서 멸망시키신 민족들 같이 너희도 멸망하리니 이는 너희가 너희 하나님 여호와의 소리를 청종치 아니함이니라(19-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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