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창세기 5장은 아담부터 노아까지의 족보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아담은 자기 형상과 같은 아들을 낳습니다. 그 아들은 ‘셋’인데, 그런 점에서 이 족보는 아담의 후손들의 족보라기보다는, 뱀의 후손과 대조되는 여자의 후손의 족보로 볼 수 있습니다. 6장에서 이 대조가 분명하게 나타납니다.
이 족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람들의 긴 수명입니다. 거의 천 년에 가까운 수명을 보게 됩니다. 하지만 본문이 강조하는 것은 긴 수명에도 불구하고 결국 죽는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어 영원히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었던 사람은 범죄하여 타락하였고, 그 결과 죄와 사망의 지배가 사람들 사이에 역사하고 있음을 족보는 보여줍니다.
첫 사람은 930세에 죽습니다. 아담의 나이가 930세가 되었을 때는 에녹이 살던 시기였습니다. 에녹은 이 땅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다가 987년(에녹이 365세가 되던 해)에 하나님이 데려가셨습니다. 족보에 의하면 사람이 수명을 다해 죽는 일은 에녹의 시대에 처음 경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죽음(자연사)을 경험하기 전에 에녹은 죽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 시대 사람들에게 두 사건은 매우 중요한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아담은 죄로 인한 죽음의 확실성을,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생명을 가르쳐주는 그 시대의 표적과도 같았습니다.
에녹의 삶은 매우 짧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두 가지 사실을 우리는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에녹의 삶은 다른 사람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족보의 형식은 첫 아들의 이름과 그를 낳았을 때의 나이가 소개되고, 이후에 다른 자녀들을 낳으며 살던 기간이 나오고, 마지막으로 그의 수명과 죽음을 말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에녹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65세에 므두셀라를 낳았고, 이후 300년 동안 자녀를 낳으며 살았습니다. 에녹의 삶은 남다른 특별한 삶이라기 보다 우리와 같은 일상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에녹의 삶에서 다른 사람들에게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점이 하나 있었지요. 하나님과 동행하였다는 것입니다. 에녹은 남들처럼 자녀를 낳으며 평범한 삶을 살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동행이라는 말은 함께 걷는다는 말이지요. 에녹은 일생을 하나님과 함께 걸어습니다.
동행의 의미를 잘 가르쳐주는 게임이 하나 있지요. 2인3각이라는 게임입니다. 두 사람이 한 팀이 되어, 서로의 한쪽 발을 묶은 후에 누가 빨리 걷는지 겨루는 게임입니다. 두 사람의 속도와 방향이 조금만 달라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넘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호흡과 발을 맞춰서 함께 걸으면 즐겁게 걸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도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호흡과 삶의 보폭을 하나님께 맞추어야 합니다. 곧 하나님의 말씀에 맞추어 순종하면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동행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아닙니다. 하나님과의 동행에서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의 연약함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오래 참으시며 맞추어 걸어가주신다는 것입니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며 살아가던 시대는 죄악으로 가득한 세상이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에녹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으로 살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죄의 크고 강력한 물결에 휩쓸려 살아갈 때 에녹은 그 거센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는 삶을 살았습니다. 쉽고 편안한 삶이 아니라 어렵고 분투하는 삶이었을 것입니다. 수고와 고통이 동반되는 삶이지요. 하지만 그런 에녹의 인생을 성경은 가장 복된 사람의 인생으로 제시합니다. 에녹은 이 땅에서 300년을 하나님과 동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하나님이 데려가신 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영원히 하나님과 동행할 것입니다. 이 땅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이 땅에서 천국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가까이 함이 나에게 복이라고 노래했던 다윗의 고백과 같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이 땅에서 가장 복된 삶입니다.
히브리서 11장 5-6절을 함께 보겠습니다.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옮기웠으니, 하나님이 저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니라. 저는 옮기우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 하는 증거를 받았느니라. 믿음이 없이는 기쁘시게 못하나니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그가 자기를 찾는 자들에게 상 주시는 이심을 믿어야 할찌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은 곧 믿음으로 사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이었습니다. 에녹의 삶은 악하고 어두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교훈을 줍니다. 죄와 사망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불의하고 불경건한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때에, 우리도 에녹과 같이 믿음으로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풍성한 생명을 누리는 삶을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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