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가장 위대하신 왕 하나님, 하나님의 용사 아브라함
창세기 14장은 전쟁 이야기입니다. 아브라함이 마므레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롯과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창 13:18, 14:13 참고). 처음부터 많은 왕들의 이름이 나옵니다. 왕이란 단어만 28번 나오는데요. 세상에는 강한 힘과 권세를 가진 왕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이익을 위해 힘을 연합하기도 하고 전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한없이 약해 보이기만 합니다.
엘람 왕 그돌라오멜을 중심으로 하는 바벨론 지역의 네 나라 연합군과 소돔 왕 베라를 중심으로 하는 가나안 지역 다섯 나라 연합군의 전쟁이 있었습니다. 바벨론 연합군이 승리하였고 패배한 다섯 나라는 12년 동안 엘람 왕 그돌라오멜에게 조공을 바치는 속국이 되었습니다. 13년이 되는 해에 다섯 나라는 더이상 그돌라오멜을 섬기지 않겠다고 하였고, 이 일로 바벨론 연합군이 다시 쳐들어 왔습니다. 소돔으로 오는 길에 있었던 여섯 나라를 물리치며 왔고 싯딤 골짜기에서 가나안 연합군과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이 전투에서도 바벨론 연합군이 승리하였고, 그들은 소돔과 고모라의 모든 재물과 양식, 거주하는 사람들을 빼앗아 돌아갑니다. 이 전쟁 이야기는 엘랑 왕 그돌라오멜과 바벨론 연합군이 얼마나 강한지를 잘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이 롯의 소식을 듣습니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집에서 기른 318명의 군인들을 이끌고 쫓아가서 그 군대를 치고 빼앗겼던 모든 것을 되찾아 옵니다. 그돌라오멜의 강함과 승리에 대한 설명에 비교하면 너무나도 짧은 설명입니다. 자연스럽게 여러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아브라힘이 이렇게 담대하게 나설 수 있었던 용기는 어디에서 생겨났을까요? 여러 차례 전쟁을 했지만 한 번도 지지 않았던 그돌라오멜과 바벨론 연합군을 적은 무리로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아브라함은 본래 용감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애굽에서 그의 행동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는 가나안에 기근이 왔을 때 풍요로운 땅 애굽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애굽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고 아내를 빼앗아 갈까봐 아내를 누이라 속였습니다. 그 결과 애굽 왕 바로는 아브라함에게 많은 재물을 주고 사라를 취하기 위해 데려갔습니다. 이렇게 아브라함은 비겁하고 연약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강하고 위대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바로와 그 집에 큰 재앙을 내리셔서 바로를 굴복시키셨습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강한 왕이었던 바로를 꺾으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의 하나님이 되어주셨습니다. 따라서 엘람 왕 그돌라오멜과 바벨론 연합군이 아무리 강하고 많아도 아브라함에게 더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더 크고 위대한 왕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제사장, 살렘 왕 멜기세덱
이 전쟁 이야기는 참 이상합니다. 아브라함과의 전쟁은 아주 짧게 설명하고, 전쟁 이전과 이후에 있었던 일들을 상세히 소개합니다. 아브라함이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올 때 두 왕이 마중을 나옵니다. 먼저 소돔 왕이 나와 영접하고 살렘 왕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멜기세덱은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소개됩니다. 멜기세덱이라는 이름은 의의 왕이라는 뜻이고, 살렘 왕은 평화의 왕이란 뜻입니다. 즉 그는 의와 평화의 왕, 하나님의 제사장입니다.
멜기세덱은 천지의 주재시요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의 이름으로 아브라함을 축복하며, 아브라함의 대적을 그의 손에 붙이신 것을 찬송합니다. 그러자 아브라함이 자신이 얻은 재물의 십분의 일을 멜기세덱에게 줍니다. 멜기세덱은 아브라함의 승리의 이유를 정확하게 알았습니다. 지극히 높으신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은 멜기세덱을 처음 보았지만, 그의 축복과 찬송을 듣고 그가 하나님의 제사장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제사장인 멜기세덱에게 십일조를 바친 것은 곧 하나님께 바친 것이었습니다. 십일조는 전체를 대표하는 성격이 있는데,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십일조를 바침으로써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인정하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멜기세덱과 대조적으로 소돔 왕이 아브라함에 처음 꺼낸 말은 흥정이었습니다. 사람은 보내고 물건은 가지라고 합니다. 아브라함은 거절합니다. 안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다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소돔 왕이 아브라함을 부자로 만들었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기 위함입니다.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만 돌리겠다는 아브라함의 마음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