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야곱의 기도
창세기 32장은 우리에게 기도가 무엇인지 가르쳐 줍니다. 야곱은 라반과 언약을 맺은 후에 고향을 향해 갑니다. 길을 가던 중에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나는데요. 야곱은 하나님의 군대를 보았다고 말하며, 그 땅을 ‘마하나임’이라 불렀습니다. 에서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었던 야곱은 하나님의 군대를 보며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느꼈을 것입니다. 야곱은 에돔에 있는 형 에서에게 사자들을 보냅니다. 많은 예물을 함께 보내면서 ‘내 주께 은혜 받기를 원한다’고 전하도록 합니다. 그런데 사자들이 야곱에게 돌아와 전한 소식은 에서가 400명을 거느리고 야곱을 향해 오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7절에 보면 야곱이 심히 두렵고 답답하였다고 합니다. 야곱은 자기의 소유를 두 떼로 나누는데요, 에서가 와서 한 떼를 치는 동안, 나머지 한 떼는 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에서가 자신을 죽이러 오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 절박한 순간 야곱이 기도합니다. 9-12절은 야곱의 기도입니다. 기도의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제가 감당할 수 없는 은혜와 진리를 베푸셔서 지팡이만 가지고 요단을 건넜던 저의 소유가 두 떼나 이루었습니다. 이제 내 형 에서의 손에서도 나를 건져 주시옵소서. 그가 나와 내 처자들을 칠까 두렵습니다. 주님께서 제게 ‘네 씨로 바다의 셀 수 없는 모래와 같이 많게 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셨습니까!” 요약하면, 지금까지 베푸신 은혜와 언약을 기억하셔서 이번에도 에서의 손에서 구원해달라는 기도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도를 하고나서도 야곱은 하나님께서 에서의 손에서 지켜주신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13절부터 보면 에서를 위하여 예물을 준비하는데 엄청난 예물을 세 때로 나누어 순차적으로 보냅니다. 그 이유가 20절에 나오는데요. 많은 예물을 한 번, 두 번, 세 번 정도 받으면 형의 감정이 풀려서 그 후에 만나면 나를 받아주지 않겠는가 생각했던 것이지요. 그렇게 예물을 보내고 마지막으로 두 아내와 두 여종과 자녀들을 인도하여 얍복 나루를 건너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야곱 자신은 건너지 않았습니다. 에서를 만나는 것이 야곱에게는 너무나 큰 두려움이었던 것이지요. 야곱은 만약 에서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으면 혼자서라도 도망가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갑자기 누군가 야곱에게 다가와 싸움을 걸었습니다. 날이 새도록 씨름을 하던 중에, 그 사람이 야곱의 환도뼈를 쳤고, 야곱의 환도뼈가 부러졌습니다. 그럼에도 야곱은 이 사람을 붙잡고 놓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날이 새려 하니 나로 가게 하라고 말하자, 야곱은 당신이 내게 축복하지 아니하면 가게 하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야곱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꿔주시면서 네가 하나님의 사람과 겨루어 이기었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야곱이 그 사람의 이름을 묻지요. 이 사람은 어찌 내 이름을 묻느냐고 하며 야곱을 축복합니다. 그제서야 야곱은 자신이 밤새 붙잡고 매달린 사람이 하나님이었을 깨닫고 그 곳을 브니엘이라 불렀습니다.
오늘 말씀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요? 야곱은 하나님의 은혜와 약속을 받았고 그것에 근거하여 기도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복과 은혜를 확신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인간적인 꾀로 자신의 생명을 지키려 하였습니다. 그렇게 야곱이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여차하면 도망치려고 했던 그때, 하나님께서 야곱을 찾아오셨습니다. 흔히 얍복 나루에서 야곱이 하나님과 씨름한 것을 두고, 야곱이 하나님을 찾고 간절히 매달렸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지요. 도망치려는 야곱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싸움을 거셨습니다. 호세아 12장은 이 사건을 하나님께서 야곱을 심판하신다는 의미로 언급하였습니다. 즉 하나님께서 야곱의 믿음 없음을 책망하시기 위해 오셨고, 야곱은 하나님의 손에 의해 환도뼈가 부러져서 이제는 혼자 힘으로 도망칠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야곱은 하나님을 간절히 붙잡고 놓치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복주시지 않으면 저는 죽습니다. 저에게 복을 주시기 전에는 절대 놓을 수 없습니다.”라며 간절히 매달립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 기도에 응답하셔서 야곱에게 복을 주시고, 야곱은 그제서야 하나님의 응답을 확신합니다. 우리는 그 사실을 창세기 33장 1-3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족을 앞세우고 자신은 맨 뒤에 서서 강도 건너지 않았던 야곱이었습니다. 그랬던 야곱이 이제는 에서가 사백 명을 거느리고 올 때 가족을 뒤로 하고 자신이 맨 앞에 나서서 에서를 만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복을 구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이 복주시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복을 얻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꾀를 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면서도 두려워하고 불안해 합니다. 인간적인 방법을 찾습니다. 오늘 야곱이 그랬습니다.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기 위해, 모든 재산을 나누어 보내고, 가족들을 앞세워 보냈습니다. 그래도 에서의 마음이 풀리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자신은 강을 건너지 않았습니다. 여차하면 튼튼한 두 다리로 도망치려고 했던 것이지요. 그때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십니까? 야곱이 최후의 수단으로 믿고 의지하고 있었던 다리를 부러뜨리셨습니다. 이제 야곱에게는 하나님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야곱은 하나님께 죽기 살기로 매달립니다. 이것이 기도입니다. 내 모든 것을 걸고 하나님을 붙잡는 것. 이것이 믿음입니다. 오늘도 이러한 믿음으로, “하나님이 은혜 주시지 않으면, 복주시지 않으면 나는 살 수 없습니다”라고 간절히 하나님을 붙잡고 기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