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제단
25장은 성막 안에 들어갈 기구에 관하여, 26장은 성막 자체에 관하여 설명하였고, 27장은 성막 외부의 뜰에 관한 설명입니다. 이러한 설명에는 하나의 흐름이 존재하는데요. “거룩한 곳에서 덜 거룩한 곳으로 가는 흐름”입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지성소에서 성소를 지나 뜰로 가는 흐름이고, 재료의 측면에서 보면 금에서 은과 놋이 사용되는 흐름입니다.
성막의 뜰 중심에 있는 기구는 제단입니다. 제단은 희생제물로 바쳐지는 짐승을 불에 태우기 위한 기구입니다. 레위기의 설명에 의하면 이 제단의 불은 첫 제사 때 여호와 앞에서 나온 불이 계속 사용되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제사장들은 이 불이 꺼지지 않도록 계속 살려 놓아야 했지요. 제단의 재료는 아카시아나무였고, 그 위에 놋을 입혔습니다. 제단의 모양은 안이 비어있고 뚜껑이 없는 정사각형의 상자였고, 그 네 모퉁이에 뿔모양이 있었습니다. 제단의 중간 부분에 놋그물(석쇠와 비슷한 역할)이 있었고, 메고 이동할 수 있도록 고리를 만들어 긴 채를 걸 수 있게 하였습니다.
제단에 바쳐지는 제물은 번제자를 대신합니다. 이를 통해 죄의 값인 죽음의 문제가 해결되어, 죄 용서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는 근거가 마련됩니다. 제단 우에서 태워지는 제물은 연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갑니다. 레위기는 이것을 “여호와께 향기로운 냄새”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이 희생제물을 받으시고 우리를 받아들여주신다는 의미이지요. 한 마디로 제단은 하나님께서 죄 용서의 은혜를 주시는 장소입니다. 이 제단에서 매일 짐승이 태워졌습니다. 제사장은 쉴 틈이 없었습니다. 죄가 그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제사는 제사의 불완전함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단번에 완전하고 영원한 제물로 하나님께 드려졌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와 연합된 성도는 그리스도의 완전한 희생에 근거하여 더이상 제사를 드릴 필요가 없습니다.
제단에서 독특한 것은 네 모퉁이에 있는 뿔입니다. 뿔은 힘과 능력을 상징합니다. 제단의 뿔은 우리의 죄를 사해주시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과 권세를 보여줍니다. 즉 우리가 드리는 제사나 제물에 어떤 가치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권세로 인해 우리는 죄 용서를 받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뜰
세마포 휘장으로 성막과 제단이 있는 뜰을 둘러싸는 울타리 역할을 하게 합니다. 세마포 휘장의 길이는 남쪽과 북쪽은 약 45m, 서쪽은 약 22.5µ입니다. 울타리 안의 평수를 계산해보면 306평 정도가 되는데요. 그 안에서 성막은 18평 정도가 되니 뜰이 꽤 넓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뜰의 출입문 역할을 하는 휘장은 특별히 청색, 자색, 홍색 실로 제작된 컬러풀한 휘장이었습니다. 이것은 성소와 지성소로 들어가는 휘장과 같습니다. 청색, 자색, 홍색 실로 된 휘장은 하늘로 들어가는 문을 상징합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생각하는 하늘의 구조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늘의 구조를 3중으로 이해했는데, 구름이 있고 새가 날아다니는 하늘, 해와 달과 별들이 있는 하늘, 마지막으로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이 계시는 하늘입니다.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 제물을 가지고 성막으로 나아갈 때, 그는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울타리는 세상과 성막을 구별합니다. 성막은 하나님이 계시는 곳, 하나님께 속한 거룩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직 이 하나의 문을 통해 거룩하신 하나님께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등불 관리
27장의 마지막 두 절은 성소 안에 있는 등잔의 등불을 관리하는 내용입니다. 등불은 순결한 감람유로 타오르게 하였고, 저녁부터 아침까지 항상 꺼지지 않아야 했습니다.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지키는 것이 제사장의 중요한 임무였습니다. 이 내용이 등잔대를 설명하는 25장에 나오지 않고 성막 뜰에 관한 말씀 뒤에 짧게 언급되어 있어서,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난감하기도 합니다. 그것은 이 내용이 27장 안에 있기 때문인데요. 본래 성경은 장절 구별이 없었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즉 이 내용은 27장보다 28장부터 이어지는 제사장 주제와 연결됩니다. 제사장에 관한 규례가 28-29장에 나오는데, 그 앞에 27장 20-21절과 그 뒤에 30장 1-10절(분향단에 관한 내용)에 마치 북엔드처럼 등불이 언급되기 때문입니다. “등불을 관리하는 것”이 제사장 규례를 감싸고 있다는 사실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에서 제사장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습니다. 제사장은 여호와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하는 등불을 관리하는 자이고, 그 빛의 중재자인 것이지요.
오늘날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신자가 왕 같은 제사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신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세상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빛을 볼 수 있도록, 그 빛이 꺼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밝히고 드러낼 수 있을까요? 두 가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명하게 증언하고,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를 전하고, 그 사랑으로 우리가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어떻게 낮아지셨고 섬기셨는지를 전하고, 그리스도처럼 우리도 낮은 자리로 가서 섬겨야 합니다. 그럴 때 세상은 교회를 통해 참 빛이신 예수님을 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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