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금향단
출애굽기 30장은 먼저 분향단에 관해 설명합니다(1-10절).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었고, 제단과 같이 뿔이 있고 진설병 상과 같이 금테가 둘러져 있습니다. 크기는 가로 세로 45cm, 높이 90cm로, 정면에서 보면 긴 직사각형의 모양이었습니다. 분향단은 지성소로 들어가는 휘장 앞에 두었고, 아침과 저녁에 번제를 드리고 등불을 관리할 때, 향단에서 향을 피웠습니다. 이때 사용할 향을 만드는 법도 하나님이 정해주셨습니다(34-38). 이 향은 거룩하게 구별된 것으로 오직 성소에서 향을 피울 때만 사용되어야 했습니다.
금향단이 가리키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성소에서 금향단이 사용되는 모습을 떠올려 봅시다. 성막 안에서 아침 저녁으로 향이 피워질 때, 성막 안은 향기와 연기로 가득했을 것입니다. 이 향기와 연기는 휘장으로 가려진 지성소까지 들어가 채웠겠지요. 성경 전체에서 이 향이 가리키는 의미는 ‘성도의 기도’입니다. 향단은 기도의 제단인 것이지요. 시편 141편에서 다윗은 “여호와여 내가 주를 불렀사오니 속히 내게 임하소서 내가 주께 부르짖을 때에 내 음성에 귀를 기울이소서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분향함과 같이 되며 나의 손드는 것이 저녁 제사 같이 되게 하소서”라고 하였습니다. 요한계시록에서도 ‘향은 성도의 기도들이라’(계 5:8)고 말하였지요. 하나님이 임재하시는 지성소 안으로 사람은 들어갈 수 없지만, 향기로운 연기는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약의 성도들은 아침과 저녁에 향이 피워질 때 성막(성전)으로 나아가 기도했습니다. 이 분향단은 1년에 한 번 대속죄일에 대제사장이 피를 발라 속죄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이유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공로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기도를 기뻐하시며 들어주십니다.
속전
20세 이상의 남자들은 생명의 속전이라는 이름으로 반 세겔의 돈을 냈습니다. 속전의 특징은 부자나 가난한 자나 반드시 같은 금액을 내야 했다는 것입니다. 희생제사의 경우 경제적 형편에 따라 제물을 다르게 드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명의 속전은 부자라고 더 내서도 안 되었고, 가난하다고 덜 내어서도 안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속전이 ‘생명의’ 속전이기 때문입니다. 16절에 보면 이 속전은 성막을 유지하는 일에 사용되었고, “여호와 앞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기념이 되는 것”입니다. 기념이 된다는 말은 기억하게 한다는 것이지요.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고 생명을 주신 것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드리는 것입니다. 부자라고 더 내지 말고, 가난하다고 덜 내지 말라고 하신 이유는, 이때 조금이라도 자신의 공로를 내세우지 못하게 하신 것입니다. 나의 어떠함 때문에 하나님께서 나의 생명을 속해 주신 것이 아닙니다. 나 때문에 하나님의 성막이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은혜로 이 모든 것을 행하셨음을 기억하라는 것입니다.
물두멍
물두멍은 제단과 회막 사이에 위치하고, 놋으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그 용도는 제사장이 회막에 들어가기 전에 손발을 씻기 위한 것이었지요. 제사를 드리며 묻은 피와 여러 이물질들을 씻고 성막으로 들어가야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죽임을 당했지요. 이 사실은 제사장이라고 자동적으로 깨끗한 것이 아니라, 그들 역시 깨끗해져야 하는 죄인임을 보여줍니다. 오늘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갈 때에도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하게 씻김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우리의 죄를 고백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씻어주셔서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해주십니다.
관유
관유란 붓는 기름을 말하는데요. 향품과 기름이 혼합된 향기로운 기름이었습니다. 이 향유를 회막과 그 안에 씨는 모든 기구들, 그리고 모든 제사장들에게 바르라고 하셨습니다. 이렇게 성전의 모든 기구들과 제사장들에게 부어 바르는 기름이라 해서 우리말 성경은 ‘관유’라고 번역했습니다. 관유는 하나님께 구별된 물건과 사람들에게 부어져서 물건과 사람을 거룩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오늘날은 향수와 향기가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고대 사회에서 향품은 보석과 같이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이었습니다. 악취가 일반적이고 당연하게 느껴지는 시대에 왕과 같이 존귀한 신분의 사람만이 향기를 가질 수 있었지요. 향기가 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입니다. 이런 기름 부음을 받은 자를 가리키는 히브리어가 ‘메시아’입니다. 그리스로 번역하면 ‘그리스도’가 됩니다. 구약 시대에 하나님께서 특별하게 구별하신 제사장, 왕, 선지자에게 관유를 부어 구별하였는데요. 이 모든 직분들은 오실 예수님을 가리키는 것이었습니다.
거룩한 기름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성령님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성령님께서 임하셨습니다. 우리를 실제로 거룩하게 하시는 분도 성령님이십니다. 향기로운 기름이 부어졌을 때 제사장에게서 향기가 났던 것처럼, 성령님이 오셔서 거하시는 신자들에게서도 향기가 납니다. 바로 “그리스도의 향기”(고후 2:14-16)입니다. 성령님께서 함께 하시는 사람들이 맺는 열매를 “성령의 열매”(갈 5:22-23)라고 합니다. 열매는 열매 고유의 향기가 있지요. 우리는 죄의 악취를 풍기는 옛사람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는 새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거룩하게 하시는 성령님의 능력 안에서 오늘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내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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