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만들어진 신 : 금송아지
출애굽기 32장은 매우 충격적인 사건을 말해줍니다. 모세가 하나님의 계명을 기록한 돌판을 받기 위해 산에 올라가 있는 그 시간에, 산 아래에 있는 백성들은 참혹한 우상숭배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불과 얼마 전에 하나님과 이스라엘은 결혼 언약을 맺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백성들과 함께 거할 집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바로 그때 이스라엘 백성은 부패하여 신속히 하나님께서 명하신 길에서 떠나 버렸습니다. 한 신학자는 이것을 “결혼식날 밤에 간음을 저지른 것과 같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런 참혹한 일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백성들은 모세가 보이지 않자 아론에게 몰려가서 “우리를 인도할 신을 우리를 위하여 만들라”고 말합니다. 모세가 오랜시간 보이지 않자 백성들은 불안해졌습니다. 모세가 안 보이니까 하나님도 안 계신 것처럼 느껴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내라고 합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신을 만들어서 우리를 안심시켜 달라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십계명에서 엄하게 금하신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계명을 생각하지 않고 이런 요구를 한 것은 그들의 신앙이 ‘자기를 위한’ 신앙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자기를 위하여 하나님의 계명을 지켰고, 자기를 위하여 하나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이미 그들은 ‘자기’라는 우상을 섬기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러한 불안함과 불신앙이 있었다는 것은 그래도 이해가 됩니다. 더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아론의 태도이지요. 그는 너무나도 순순히 백성들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더 나아가 자기 손으로 만든 금송아지 형상을 가리켜 “너희를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낸 너희 신이로다”라고 하고, 여호와의 절기를 선포하며 그 앞에서 먹고 마시며 뛰어놀게 합니다. 금송아지를 만드는데 사용된 금은 본래 성막의 거룩한 기구들을 만들기 위해 사용되어야 할 금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결국 모든 사람은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기든지, 아니면 다른 신을 예배하고 섬긴다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모세의 중보(1)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백성들의 범죄를 말씀해주시며 산에서 내려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백성을 진멸하고 모세로 큰 나라가 되게 하겠다고 하십니다. 그러자 모세가 기도하지요. “하나님께서 큰 권능과 강한 손으로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주의 백성들에게 진노하여 진멸하시면, 애굽 사람들이 하나님이 자기 백성을 죽이려고 구원하였다고 조롱하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하며, 노를 그치시고 뜻을 돌이켜 달라고 기도합니다. 하나님의 이름, 명예, 영광을 위해 이 백성을 용서해달라고 기도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모세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언약을 기억해 주시길 기도합니다. 사람에게는 구원을 받을 만한 어떤 조건과 자격도 찾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또 하나님께서 친히 언약하신 말씀에 근거하여, 이 백성들을 향한 진노를 거두어 주시길 기도합니다.
이렇게 기도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너무나도 변덕스럽고 신속히 부패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변함없이 신실하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는 하나님의 성품과 하나님의 언약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산 아래 있었던 백성들은 모세의 중보 때문에 자신들이 진멸되지 않고 살았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습니다. 이것은 오늘날도 마찬가지이지요. 이 세상이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보존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바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때문입니다.
모세의 중보(2)
산에서 내려온 모세는 범죄 현장을 두 눈으로 목격합니다. 그리고 진노하며 하나님이 주신 언약의 돌판을 던져 깨뜨립니다. 이것은 이 결혼 언약이 파기되었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행동입니다. 모세는 이어서 아론을 불러 책망합니다. 아론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변명하기에 바쁩니다.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께서는 아론의 이러한 범죄를 아시면서도, 아론에게 입혀주실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대제사장의 의복을 말씀해 주셨고, 이 일은 아론의 범죄 후에도 취소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모세는 백성들을 징계합니다. 여호와의 편에 있는 자를 소집하자 레위인들이 나아옵니다. 그들은 허리에 칼을 차고 그날 삼천 명의 백성들을 죽입니다. 아마도 이날 죽인 삼천 명은 이 우상숭배를 앞장서서 주도하였던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이 일들 후에 모세의 유명한 중보기도가 나옵니다. 이 백성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기도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주의 기록하신 책에서 내 이름을 지워버려주옵소서”라고 간구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모세의 희생적인 말에 감동하셔서 그들을 용서하겠다고 하셨을까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누구든지 범죄한 자, 그 사람을 내 책에서 지워버리겠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시길 이제 내가 네게 말한 곳으로 백성들을 인도하여 가라, 내 사자가 네 앞서 가리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큰 죄에 대하여 심판하시겠다고 말씀하셨고, 동시에 하나님의 사자를 앞서 보내어 그들을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십니다.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과 자비로우신 구원은 어떻게 동시에 일어날 수 있을까요?
본문에는 한 가지 특이한 장면이 나오는데요. 모세가 금송아지를 불살라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물에 뿌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마시게 한 것입니다. 나중에 모세는 이 장면을 회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그때의 상황을 기록했습니다. “너희가 만든 송아지를 가져다가 불살라 찧고 티끌 같이 가늘게 갈아 그 가루를 산에서 흘러내리는 시내에 뿌렸느니라”(신 9:21). 금송아지 우상을 몇 단계에 걸쳐 아주 고운 가루 형태로 만든 것입니다. 이렇게 고운 입자의 금가루를 물에 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네덜란드의 한 의사가 이것을 실험해보았는데요. 놀랍게도 고운 금가루를 물에 뿌렸더니 순간 물의 색이 적포도주 색깔로 변했다고 합니다. 즉 이스라엘 백성들이 마신 물은 피와 같이 붉은 물이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장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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