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지켜야 할 두 가지 : 거룩함과 하나됨
민수기 1-4장은 이스라엘 공동체가 거룩하신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고 나아가는 하나님의 군대라는 사실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왕이신 하나님께서 자기 군대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좋은 무기를 준비하거나, 잘 싸우기 위한 훈련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의 거룩함입니다. 민수기 5장은 하나님의 군대의 진영이 더럽혀 지지 않도록, 어떻게 정결하게 유지될 수 있는지에 관한 말씀입니다.
먼저 1-4절은 부정한 사람들을 진영 밖으로 내보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부정한 사람들은 레위기 11-15장에서도 언급되었던 세 부류의 사람들로, 악성 피부병 환자, 유출병 환자, 시체로 인해 부정하게 된 사람입니다. 여기서 부정하다는 것은 도덕적 죄가 아닌 의식적 부정을 의미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는 상태인 것인데, 그 이유는 이런 질병이나 시체는 죽음과 관련이 있고, 죄로 인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에서 이탈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태는 하나님께 나아갈 수 없는데요. 그 이유가 3절에서 설명됩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께서 그 진 가운데 거하시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이 함께 거하시는 영원한 새 하늘과 새 땅에는 속되고 가증한 것이 들어올 수 없고, 사망과 애통하는 것이 없다는 요한계시록 21장의 말씀을 가리킵니다. 이 땅의 교회도 하나님이 거하시는 성전입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죄를 경계하고 물리쳐서 거룩함을 지키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일을 권징이라고 말합니다. 권징은 범죄한 사람은 돌이켜 회개하게 하고, 다른 사람들로는 죄를 두려워하게 하여 교회가 죄를 멀리하고 거룩을 지키고 유지하게 합니다.
5-10절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난 죄에 대한 내용입니다. 죄가 있는 곳에는 가해자와 피해자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공동체 안에 범죄가 일어나게 되면 가해자와 피해자도 생기고 공동체 안에 갈등과 불화가 생기게 됩니다. 일치단결하여 싸워야 할 군대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다툰다면 그 군대는 적과 싸우기 전에 스스로 무너질 것입니다. 본문은 그런 관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모든 죄는 기본적으로 하나님께 지은 죄로 간주됩니다(6절). 이것을 염두에 두고 범죄한 사람이 자신의 죄를 깨닫게 되었을 때 먼저 해야 할 일은 하나님께 죄를 자백하고 회개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자신의 죄로 피해를 입은 사람에게 충분한 배상을 해주어야 합니다. 120%로 배상하라고 하는데요. 충분한 보상을 통해 피해자의 마음을 만족시켜주어 관계가 회복되게 하기 위함입니다. 이때 당사자나 당사자 대신 보상을 받을 친족이 없다면 그 배상을 제사장에게 돌리라고 합니다. 그 후에는 하나님께 속건제를 드려야 하는데요. 죄 용서는 자백이나 보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희생제사를 통해서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 희생제사는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려 피흘리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 제사를 통해 죄인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11-31절은 조금 독특한 제사와 율법이 소개됩니다. 한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정, 그 안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부의 관계에 대한 문제를 다룹니다. 부부 사이의 가장 큰 문제는 간통인데요. 본문은 남편이 아내의 간통이 의심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해줍니다. 두 가지 경우가 모두 가능한 상황인데요. 아내가 정말 불륜을 저질렀지만 증거가 없는 경우일 수 있고, 남편의 의처증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특별히 아내에 한해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간통의 의심을 받는 아내는 폭력고 괴롭힘을 당하기 쉬웠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해결하는 방법으로 제시된 것은 ‘의심의 소제’라는 것을 드리며 하나님께 맹세하게 하는 절차인데요. 간단히 말해 사람이 알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에 하나님께 결과를 맡긴다는 의미입니다. 즉 의심된다고 아내를 학대하거나 버리지 말고 그녀가 정말 죄를 지었다면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믿고 하나님께 맡기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꼐서 심판하시지 않는다면 의심하지 말고 믿으라는 것입니다.
이 율법은 부부관계가 아니라 하더라도, 의심으로 인해 갈등하고 깨지는 관계, 공동체 모두에게 주는 교훈이 있습니다.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만약 죄가 있다면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께서 가장 공의롭게 심판하실 것입니다.
본문은 거룩하신 하나님과 함께 살아가는 백성들에게 두 가지 교훈을 줍니다. 먼저 힘써 거룩함을 지키라는 것이고, 다음으로 힘써 하나됨을 지키라는 것입니다. 공동체가 함께 죄를 경계하고 멀리하되, 동시에 하나님의 백성의 하나됨을 깨뜨리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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