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
민수기 26장은 두 번째 인구조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염병 후에” 하나님께서 모세와 엘르아살에게 인구조사를 명령하셨습니다. 바알브올에서 염병으로 24000명이 죽었는데요. 아마도 이때 출애굽 1세대 중 남은 사람들이 모두 죽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자녀 세대의 인구 조사를 명하십니다. 비록 1세대는 실패하였지만 하나님의 약속은 취소되거나 실패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자녀 세대를 통해 신실하게 하나님의 언약을 이루십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에는 이렇게 변함 없이 신실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잘 나타납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도 그 목적은 ‘능히 싸움에 나갈 만한 사람’을 파악하는 것입니다(2절). 약속의 땅에 들어간다고 싸움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그 땅을 정복하기 위한 전쟁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두 번째 인구조사는 단순히 싸울 수 있는 사람을 파악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가나안 땅에서의 땅 분배를 위해 가문 별 인구 수를 파악하는 것이 두 번째 인구조사의 중요한 목적이었습니다. 이것이 26-36장까지의 단락에서 중요한 주제인데요. 실패한 1세대와 대조적으로 2세대는 하나님이 주실 땅을 소망하며 그 땅을 얻기 위해 나아갈 것입니다. 종종 성경은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의 좋은 신앙을 전수하지 못하여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오늘 본문은 반대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자녀 세대가 부모 세대보다 여러 모로 나았는데요. 특별히 하나님의 약속을 신뢰하는 믿음에 있어서 그러했습니다. 이것이 얼마나 소망이 되는지 모릅니다. 나보다 나의 자녀가, 우리 세대보다 다음 세대가 하나님을 더 잘 믿고 섬기게 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에서 몇 가지 주목할 부분이 있는데요. 먼저, 대략 40년의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광야에서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그렇게 많은 불순종과 반역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선하심으로 하나님의 백성을 보존해 주신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이 우리의 죄와 연약함, 실패에 달려 있지 않고, 선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달려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릅니다.
두 번째로 인상적인 진술은, ‘고라의 아들들은 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민수기 16장 32절에 의하면 고라의 반역으로 인해 고라에게 속한 모든 사람들이 땅에 삼키워졌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진노 중에도 긍휼을 베푸셨고, 고라의 아들들을 생존하게 하셨습니다. 고라의 후손들은 훗날 놀라운 복을 받게 되는데요. 그들은 성전에서 음악으로 하나님을 섬기게 되었고, 아름다운 시편도 남겼습니다. 역대상 6장에 의하면 사무엘이 이 고라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선조들의 실패가 후손들의 실패가 되지 않습니다. 과거의 실패에 붙잡히지 말고 오늘 하나님을 위해 살아가도록 새 날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붙잡으십시오.
세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시므온 지파의 인구 변화입니다. 전체 인구 수는 크게 변함이 없지만, 시므온 지파의 경우는 59,300명에서 22,200명으로 37,100명이나 감소했습니다. 40년 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시므온 지파의 급격한 인구 감소의 이유는 바알브올에서 당당하게 죄를 지었던 시므리가 시므온 지파의 지도자였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겠습니다. 시므리 뿐만 아니라 시므온 지파에 속한 많은 백성들이 함께 범죄하였고, 심판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야곱의 유언의 성취를 예견하는데요. 세겜 사람들을 잔인하게 살해함으로 인해 이스라엘 중에 흩어질 것이라는 유언을 들었습니다. 시므온의 후손들은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세력이 약해지고 결국 이스라엘이 분열될 때 북쪽에 흡수되어 흩어지게 됩니다. 심판과 경고의 말씀은 회개하고 복된 자리로 돌아오라는 은혜로운 초대의 말씀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돌이키지 않고 계속해서 죄와 불순종 가운데 머물러 있다면 경고된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지막은 땅 분배의 방식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구조사의 결과대로 땅을 분배하라고 하시면서, 수가 많은 자에게는 기업을 많이 주고, 수가 적은 자에게는 기업을 적게 줄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바로 이어서 말씀하시길, 그 땅을 제비를 뽑아 나누라고 하시면서, 백성의 다소와 상관없이 제비로 뽑아 나누라고 하십니다. 자손의 수대로 땅을 분배하는 것과 제비를 뽑아 나누는 것은 언뜻 조화되기 어려운 방법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숫자가 많은 지파와 적은 지파를 나누어 따로 제비를 뽑았다고 설명하기도 하고, 다른 분은 지파별로 제비를 뽑아 기업을 나눈 후에 그 안에서 자손의 수에 따라 땅을 나누었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조화롭게 작용되어 땅을 분배하게 되었는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백성들은 땅의 분배를 전적으로 하나님꼐 맡겼고, 하나님께서는 백성들의 수뿐만 아니라 우리가 생각치 못한 모든 것들까지 고려하여 각 사람에게 가장 좋은 기업을 주셨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선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인구 수라는 현실적인 문제와 지파의 힘과 규모와 상관없이 가장 공평하게 분배하는 이상적인 문제를 조화시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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