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드보라, 바락, 야엘을 통해 하나님이 구원하신다
에훗이 죽은 후에 이스라엘은 또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합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하솔 왕 야빈에게 넘기셨습니다. 강력한 철병거를 가진 야빈은 20년 동안 이스라엘을 심히 학대하였고, 고통 속에서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하나님을 잊고 악을 행하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은 고통을 주십니다. C. S. 루이스가 말했던 것처럼, 평상 시에는 하나님께서 조용히 말씀하시지만, 고통스러운 때에는 확성기를 대고 크게 소리쳐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을 기억하라고,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말입니다. 고통에 반응하여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긍휼히 여기시고 이번에도 구원자를 보내주십니다.
네 번째 사사는 드보라입니다. 드보라는 여자였고, 선지자였고, 랍비돗의 아내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야빈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해 세우신 사사가 여자이고, 선지자였고, 한 남자의 아내라는 것이 참 독특하고 흥미롭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스라엘을 압제하는 하솔 왕 야빈은 철병거 구백 승을 포함한 강력한 군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갈이나 삼손과 같은 일당백의 용사가 사사로 적합할 것 같은데, 하나님께서는 군사적 능력이 없는 여자를 사사로 세우셨습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여성이 지도자가 되었다는 것은 주목할 만한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드보라 역시 우리가 예상치 못한 구원자임에 분명합니다.
드보라는 어떻게 사사 직무를 수행하였을까요? 드보라는 선지자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고(6절), 하나님의 말씀으로 백성들을 재판하였습니다(5절). 하나님을 잊고 하나님의 말씀에서 떠난 어두운 사사시대에, 드보라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잘 알고 가르치는 경건한 선지자였습니다. 여기에서 하나님께서 드보라를 사사로 세우신 이유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즉 표면적으로는 야빈의 압제로 인한 고통이 크고 중요한 문제처럼 보였지만, 더 근본적인 문제는 하나님을 모르고 잊었다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하나님 없이 살아가는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잘 가르치고, 그 말씀으로 백성들의 삶을 판단해 줄 수 있는 선지자를 사사로 세워주셨습니다. 5-6절은 그런 드보라의 사역을 잘 보여줍니다. 드보라는 백성들을 재판하고, 바락에게 하나님의 명령을 전합니다. 이렇게 사사 드보라는 우리의 구원자는 단순히 큰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를 고통에서 건져줄 수 있는 사람 정도가 아니라,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주고, 그 말씀의 판단을 받으며 살아가게 하는 선지자여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선지자였던 사사 드보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재판하며 백성들을 다스렸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백성들을 야빈의 압제에서 구원하는 일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지요.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교훈하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을 고통에서 구원해주시길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해서는 군대를 이끌고 나가 대적을 물리칠 사람이 필요했습니다. 이 일은 드보라가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또 한 사람을 세우시는데요, 바로 바락입니다. 드보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바락을 불러 군대를 이끌고 가서 이 전쟁을 수행하라고 합니다. 바락은 드보라에게 당신이 나와 함께 가지 않는다면, 나는 가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여호와의 전쟁에서 반드시 선지자를 동반하겠다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이 전쟁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편 드보라는 하나님께서 야빈의 군대장관 시스라를 바락의 손에 붙이실 것인데(7, 14절), 이 일로 바락이 영광을 얻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시스라를 한 여인의 손에 파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락에게 승리를 주시지만, 시스라의 목숨을 취했다는 명예를 얻게 하시지는 않을 것입니다. 바락은 이 말에 전혀 동요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는 그저 군대를 모아 드보라와 함께 전쟁터로 나갑니다. 영광과 명예를 얻지 못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의 백성들을 구원하는 일에 헌신한 것입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런 바락을 언급하며 다른 사사들과 함께 그의 믿음을 칭찬하며 저희가 ‘믿음’으로 나라들을 이기기도 하였다고 말합니다(히 11:32-33). 바락은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싸웠습니다. 이는 모든 신자가 힘써 행할 선한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시스라와 그 모든 병거를 바락의 손에 붙이셔서 패하게 하셨습니다. 시스라는 강력함을 자랑하던 병거에서 내려 두 발로 도망칩니다. 마침 가까운 곳에 겐 사람 헤벨의 장막이 있었습니다. 헤벨은 하솔 왕 야빈과 화평한 사이였기에, 시스라는 헤벨의 장막으로 향합니다. 비참한 몰골로 도망온 시스라를 헤벨의 아내 야엘이 환대합니다. 물을 달라는 요구에 우유를 주고, 이불을 덮어주며 쉬게 합니다. 야엘의 환대에 안심이 되었는지, 시스라는 긴장을 풀고 곤히 잠듭니다. 그때 깜짝 놀랄만한 반전 사건이 일어납니다. 야엘이 장막 말뚝과 방망이를 들고 장막으로 들어가더니, 말뚝을 시스라의 관자놀이에 대고 땅에 박아 시스라를 죽입니다. 곧 시스라를 좇던 바락이 야엘의 장막으로 오고, 야엘은 말뚝에 박혀 죽은 시스라를 보여줍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시스라를 여인의 손에 파셨습니다. 바락은 전쟁에서 승리하고 죽은 시스라를 수습했지만, 그 영광은 얻지 못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압제하였던 시스라는 명예롭지 못한 수치스러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이렇게 전쟁에서 승리한 장군은 영광을 얻지 못하고, 하나님을 대적한 적장은 수치 가운데 죽습니다. 그리고 성경은 말합니다. “ 이 날에 하나님이 가나안 왕 야빈을 이스라엘 자손 앞에 패하게 하신지라”(23절). 승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드보라, 바락, 야엘이 취할 영광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승리를 주셨고, 모든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구원 사역을 이루시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부르시고, 직분과 사명과 은사를 주셔서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게 하십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일을 행할 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우리를 부르시고 우리의 지혜와 능력, 기회를 주셔서 일을 이루게 하시는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가 행한 일에 대하여 사람들의 칭찬과 영광을 구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섬기는 것만으로도 이미 과분한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러니 “나는 무익한 종이요,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고백하며, 이 모든 일을 뜻하시고 이루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과 찬송을 돌려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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