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을 읽고 묵상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께 말씀을 잘 이해하고 깨달을 수 있도록 은혜 주시길 기도합시다. 그리고 오늘의 말씀을 읽으십시오. 본문을 읽고 난 후 아래 해설을 읽습니다.
구원에 관심없는 사사와 이스라엘
삼손과 블레셋 여인의 결혼을 통해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일은 삼손의 욕망에서 비롯되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한 기회(틈)가 되게 하셨습니다. 그 틈은 가벼운 수수께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탐욕에 빠진 사람들은 이익을 얻기 위해 협박하고 살인합니다. 이점에 있어 블레셋 사람과 삼손에게 어떤 차이도 없었습니다. 삼손은 결혼식이 끝나지 않았음에도 분노하여 집으로 돌아갔고, 삼손의 장인(이 될 뻔한 사람)은 삼손의 아내(가 될 뻔한 여인)를 삼손의 들러리가 되었던 사람 중 하나와 결혼시킵니다.
얼마 후 삼손이 염소 새끼를 가지고 돌아와 그 아내를 찾습니다. 아내와 화해하고 결혼을 마무리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인이 막아서며 말하지요. “네가 그를 심히 미워하는 줄로 생각하여 네 동무(들러리)에게 주었다”라고요. 그러면서 더 아름다운 여동생이 있으니, 대신 그녀와 결혼하라고 권합니다. 그 말을 들은 삼손이 분노하는데요. 흥미롭게도 분노의 대상이 장인이 아닌 블레셋 사람들이었습니다.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이 자신의 아내를 협박하여 수수께끼의 답을 알아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들이 장인과 아내를 협박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삼손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블레셋 사람들의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줍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누가 이런 일을 행했는지 찾았고, 삼손이 그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블레셋 사람의 분노의 대상은 삼손이 아니라 삼손의 장인이었습니다. 삼손의 장인이 그 아내를 들러리에게 주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분노한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의 아내와 장인을 불살라 죽였고, 이 일로 삼손도 분노하여 원수를 갚겠다고 블레셋 사람들을 크게 학살합니다. 이 일이 블레셋과의 두 번째 싸움이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올바로 행동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삼손도 블레셋 사람도 모두 충동적으로 판단하고 잔인하게 행동합니다. 하나님의 백성 한 사람이 주변 문화에 어떻게 휩쓸릴 수 있는지 잘 보여줍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복수는 복수를 낳습니다. 폭력과 살인이 점증되는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이제 블레셋은 삼손을 잡기 위해 군대를 이끌고 와서 유다에 진을 칩니다. 그들은 삼손을 결박하여 우리에게 행한 대로 갚아주기 위해 왔다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유다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놀랍게도 그들은 블레셋과 맞서기는 커녕 삼손에게 찾아가 이 문제를 일으킨 책임을 묻습니다. 지금 블레셋이 우리를 다스리고 있다는 것을 모르느냐? 네가 이렇게 행동해서 우리만 힘들게 되지 않았느냐고 따집니다. 유다 사람들은 블레셋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하나님이 이스라엘을 구원하시기 위해 세우신 사사를 결박하여 블레셋에 넘깁니다. 삼손은 유다 사람들이 직접 자신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 순순히 결박을 당하여 블레셋에게 갑니다.
결박당한채 걸어오는 삼손을 본 블레셋 군대는 승리의 함성을 외치며 다가왔습니다. 바로 그때 여호와의 신의 권능이 삼손에게 임합니다. 삼손이 힘을 주자 단단히 결박했던 줄은 불탄 삼과 같이 힘없이 떨어져 나가 버렸습니다. 삼손은 바닥에 떨어져 있는 죽은지 얼마 되지 않은 나귀의 턱 뼈를 주워들고(물론 나실인이 만지지 말아야 할 것이었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을 치기 시작하여, 무려 일천 명을 죽입니다. 삼손은 자신이 이룬 일을 자랑하듯 노래를 불렀습니다(16절). 삼손은 자신의 힘으로 이 모든 일을 이루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내 그는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알게 되는데요. 블레셋 사람 일천 명을 단 번에 죽일 만큼 강한 힘을 가진 삼손도 물이 없으니 꼼짝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제서야 삼손은 하나님께 부르짖습니다. 이것이 삼손의 첫 번째 기도입니다. 하나님께서 삼손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마른 웅덩이와 같은 곳에서 물이 솟아 나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삼손은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 하나님의 구원이 필요한 존재인지 깨달았을까요? 안타깝게도 이후의 일들을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20절은 블레셋 사람의 때에 삼손이 이스라엘 사사로 이십 년을 지냈다고 말합니다. 삼손이 사사로 있었던 기간은 여전히 블레셋 사람의 때였다는 말입니다. 삼손은 누구보다 비범하고 강력한 힘을 가진 사사였지만, 그는 이스라엘을 구원하지는 못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은사와 능력은 있었지만,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과 순종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이스라엘 사람들도 구원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사사와 함께 블레셋에 맞서 싸우기보다 블레셋과 잘 지내기 위해 자신들의 사사를 결박하여 내어주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기간은 여전히 “블레셋 사람의 때”였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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