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말씀을 잘 읽고 깨달을 수 있도록 성령님의 은혜를 구하며 기도하고, 말씀과 해설을 읽습니다.
하나님의 전쟁
사무엘상 4장은 “사무엘의 말이 온 이스라엘에 전파되니라”라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엘리의 집의 몰락으로 마칩니다.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통해 처음 말씀하셨던 일이 성취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본문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는 이에게는 책망과 교훈을,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이에게는 위로와 확신을 줍니다.
본문은 전쟁 이야기입니다. 간략히 요약하면, 첫 번째 전투에서 이스라엘은 패배합니다. 언약궤를 앞세워 나간 두 번째 전투에서는 더 크게 패배하지요. 언약궤마저 블레셋에게 빼앗깁니다.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죽고, 그 소식을 들은 엘리도 죽습니다. 출산이 가까웠던 비느하스의 아내는 이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갑자기 해산하게 됩니다. 그녀는 아들의 이름을 ‘이가봇’(영광이 없다)이라 지으며,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으므로 영광이 이스라엘에서 떠났다”라고 탄식합니다.
언뜻 이스라엘과 블레셋의 전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2절을 보면 이스라엘과 블레셋이 한참 싸우고 있는데, 어느 순간 “이스라엘이 블레셋 사람 앞에서 패했다”고 말합니다. 이스라엘이 ‘블레셋에게’ 패한 것이 아니라 ‘블레셋 앞에서’ 패했다고 하지요. 누군가 이스라엘을 패배시켰고, 마침 그 앞에 있던 블레셋이 거저 승리한 것처럼 말합니다. 누가 이스라엘을 패배시켰을까요?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따라서 이 전쟁은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전쟁입니다. 하나님이 승리하시고, 이스라엘이 패배한 전쟁입니다. 블레셋은 조연에 불과하지요.
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셨을까요? 구약성경은 종종 하나님을 “거룩한 용사”로 표현하는데요. 거룩한 용사이신 하나님은 언약에 근거하여 자신의 영광을 위해 싸우시는 하나님입니다. 이스라엘이 언약에 신실할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위하여 싸우십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이 언약에 불신실할 때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맞서 싸우시지요(레 26:17; 신 28:24 참고). 즉 이스라엘의 패배와 엘리와 두 아들의 죽음은 하나님의 언약에 불순종한 결과로 주어진 하나님의 징벌입니다. 이것이 이 전쟁의 본질입니다.
이제 우리는 이스라엘이 패배한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능력과 자원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순종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첫 전투에서 패배한 이스라엘이 세운 작전은 언약궤를 가져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궤만 있으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은 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미신적 신앙이지요. 하나님 앞에 진심으로 회개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 생각은 전혀 없으면서, 예배하고 헌금하고 봉사하고 기도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동일합니다. 하나님을 인격적인 분으로 생각하지 않고, 마치 동전을 넣으면 물건을 주는 자판기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범죄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와 맞서 싸우십니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자녀라 생각하지 않으신다면, 우리를 징계하실 이유도 없습니다. 하나님께 징계를 받을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나의 공로를 앞세우려 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회개하지 않고 말씀과 기도 생활을 더 열심히 하고, 신앙 활동에 열심을 내는 것으로 때우려는 것이지요. 그것은 옳은 태도가 아닙니다. 우리는 인격적이신 하나님께 진실하게 회개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기를 소원하며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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