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훈련(6) 기도하는 습관 / 살전 5:16-18
경건한 감정의 습관을 만들기 위한 핵심 습관으로 ‘예배하는 습관’에 이어 ‘기도하는 습관’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에 참된 신자와 위선자의 차이는 행동이 아닌 동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씀드리면서, 위선자가 어떤 신앙적 행위나 선행을 하는 동기는 ‘사람에게 보이기 위함’이고, 참된 신자의 경우는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함’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받은 신자의 감사하는 삶은 자신의 모든 삶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의 삶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이런 삶이 가능하도록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날마다 자신에게 복음을 전하여서, 하나님께서 내게 베푸신 은혜와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매일 기억하고 되새기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 우리는 성경이 가르쳐주는 세 가지 방식의 예배하는 습관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첫째, 주일에 교회로 함께 모여 예배하는 습관, 둘째, 가정에서 가족이 함께 모여 예배하는 습관, 셋째, 날마다 개인적으로 하나님께 예배하는 습관입니다.
1. 기도란 무엇인가, 의존과 감사
오늘은 ‘기도하는 습관’에 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우리에게 믿음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표지 중 하나가 바로 ‘기도’입니다. 믿음이 없이는 기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도는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곧 ‘의존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독립적으로 서 있을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에 기대어 서 있을 수 있는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그렇게 창조하셨습니다. 선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의존하여 살아가도록 창조하셨지요. 하지만 타락한 이후 인간은 하나님을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러나 실상은 하나님이 아닌 다른 어떤 것에 의존하여 살아가게 되었지요. 우리는 그것을 ‘우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가 이룬 성취나 우리의 소유를 의존하며, 우리는 그런 우상이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은 신자는 자신이 얼마나 큰 죄인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즉 나의 힘과 능력, 내가 이룬 성취와 내가 소유한 모든 것으로도 구원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그리스도 예수님과 그분이 나를 구원하기 위하여 행하신 일들을 믿을 때,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을 믿고 새롭게 된 신자의 삶에서 나타나게 되는 가장 궁극적인 변화는 무엇일까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존하며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의존하는 삶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자신을 신뢰하고, 자신이 이룬 성취와 소유로 만족하며 그것이 나를 살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습니다. 기도할 시간에 더 열심히 노력하겠지요. 반대로 하나님을 의존하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도우시지 않으면 내 힘으로 할 수 없고, 하나님이 주시지 않으면 내 능력으로 가질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코르넬리스 프롱크는 한 사람이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표지를 기도라고 말했고, 칼뱅은 믿음의 가장 주요한 활동이 기도라고 말했습니다. 기도하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증거입니다. 믿음은 신뢰와 의존이라는 특징이 있고, 그것의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 바로 기도입니다.
비신자는 믿음이 없기 때문에 기도를 하지 않지만, 때때로 믿음이 너무 좋은(?) 신자도 기도의 필요를 느끼지 못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나님은 모든 것을 다 아시고, 모든 것을 그분의 뜻대로 행하시는 분이시니까 내가 기도하지 않아도 다 알아서 해주실 것이다.” 옳은 말처럼 보이고 믿음이 좋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믿음이 없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머리와 입술로는 하나님을 의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삶에서는 전혀 하나님을 의존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다 알아서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도하지 않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결국 자신을 신뢰하고, 우상을 의존하는 삶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사람은 의존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마치 하나님께는 우리의 기도가 필요 없으니 우리가 기도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칼뱅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첫째로 기도는 하나님을 찾고 그를 사랑하며 섬기고자 하는 진지하고도 열렬한 소원으로 우리 마음을 불타오르게 해 준다. 또한 어떠한 사정이 생기든 하나님을 거룩한 닻으로 여겨 그에게 의지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다. 둘째로, 기도는 하나님 앞에 내어놓기 부끄러운 욕망이나 바람이 우리 마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아 준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소원들을 하나님이 보시도록 그대로 내어놓기를 배우며, 또한 그리하여 우리의 마음을 그 앞에 쏟아놓는 법을 배우게 된다. 셋째로, 기도는 하나님이 베푸시는 모든 은택들을 진정한 감사와 찬송으로 받게 해준다. 우리의 기도가 그 모든 은택들이 하나님의 손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깨닫게 해 주는 것이다. 넷째로, 우리가 구한 것들을 받아서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셨음을 깨닫게 되고 나면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더욱더 간절하게 바라게 된다. 다섯째로, 우리의 기도로 말미암아 얻어진 그 축복들을 더욱더 큰 기쁨으로 환영하게 된다. 마지막 여섯째로, 우리의 연약한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기도는 하나님의 섭리를 체엄을 통해서 확증하게 해 준다.”
기도할 필요를 못느끼는 신자들에게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116문은 왜 그리스도인에게 기도가 필요한지 다음과 같이 말해줍니다.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감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또한 하나님께서는 그의 은혜와 성령을 오직 탄식하는 마음으로 쉬지 않고 구하고 그것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에게만 주시기 때문입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은 기도란 ‘하나님을 향한 감사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합니다. 기도를 우리의 필요와 소원을 아뢰는 행위이기 전에 감사의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과 소원하는 것을 아뢰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존재, 우리가 누리는 세상의 모든 것, 우리를 구원하시고 섭리로 돌보시고 긍휼을 베푸시는 것,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기도하기 전에 하나님께서 먼저 주신 것들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는 것이 기도라면, 기도를 멈추는 것은 곧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리고,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코르넬리스 프롱크는 꾸준히 기도해야 할 필요성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많은 사람이 필요를 느낄 때만 기도하지만, 잘못된 일입니다. 여러분이 기도할 필요를 느낄 때만 기도한다면, 얼마 안 있어 기도를 아예 그만두게 될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의 필요에 의해 기도하는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2. 어떻게 기도하는 습관을 만들 것인가
성경은 우리에게 “쉬지 말고 기도하라”(살전 5:17)고 명령합니다. 기도는 우리가 마땅히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쉬지 않고 기도하는 습관을 만들어 가야 하는데요. 어떻게 기도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까요?
첫째, 기도하는 습관을 위해 가장 중요한 행위,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은 기도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기도가 많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에 대해 배우기 전에 먼저 기도하고, 기도에 관한 책을 읽기 전에 먼저 기도하십시오. 우리가 앞서 살펴본 것처럼 기도는 믿음의 표현으로, 그 본질은 하나님을 의존하는 것과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하나님께서 내게 행하신 일들을 생각하며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나의 모든 삶이 하나님께 기대어 존재하고 있음을 기억하며 하나님의 도움을 구하는 기도를 드리십시오. 기도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면 우리의 마음에 기도의 열망을 주시길 기도하십시오.
둘째, 기도하는 습관을 위해 장소 세 곳을 마련하십시오. 하나는 골방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산책 길입니다. 골방의 기도는 진실한 기도입니다. 은밀히 하나님만을 찾고 하나님께 집중하는 기도를 하십시오.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입니다(사 56:7). 초대교회 성도들도 함께 모여 기도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교회의 정기적인 기도회에 참여하여 함께 기도하십시오. 청교도 조제프 홀은 걸으며 묵상하는 것을 최고의 기도 자세로 가르쳤다고 합니다. 걸으며 기도하는 것이 눈을 감은 채로 조용히 있는 편보다 더 쉽게 기도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기도 산책을 적극 권면합니다.
셋째, 기도를 도와줄 수 있는 자료를 활용하십시오. 무엇보다 말씀을 사용하여 기도하십시오. 말씀으로 하는 기도는 성경 읽는 습관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날마다 성경을 읽고, 그중에 묵상할 구절을 암기하고, 그 묵상한 말씀과 언어로 기도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말씀을 사용하여 기도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기도문을 활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기도가 익숙하지 않고, 기도의 언어에 한계를 느끼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도문을 보고 기도를 배워 나가야 합니다. 아서 베넷의 ⌜기도의 골짜기⌟를 추천합니다.
넷째, 기도 일기와 더불어 기도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조지 뮬러는 평생 5만 번의 기도 응답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그가 이것을 알게 된 이유는 항상 기도 일기를 썼기 때문입니다. 조지 뮬러는 기도 일기를 쓰면 기도 응답을 확인할 수 있고,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키며, 결론적으로 기도하는 습관을 만들어 준다고 말합니다.
종교개혁가 루터는 우리에게 기도하는 습관을 촉구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때에 기도를 최우선의 일로 삼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우리는 참된 기도의 습관을 망가뜨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한편,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다른 일들을 마치 중요하고 긴급한 일인 것처럼 상상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결국 기도에 태만해지거나 게을러지고 냉담하고 굼뜬 사람이 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를 공격하는 악마는 게으르거나 어리석지 않습니다.”
적용과 나눔을 위한 질문
1. 사람들이 기도를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2. 우리가 날마다 기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3. 오늘 배운 내용을 어떻게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을지 함께 이야기해 보세요. 그리고 함께 실천해 갈 수 있도록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격려합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