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 훈련(8) 절제하는 습관 / 갈라디아서 5:13
‘헌신하는 습관’이 다른 습관들을 삶의 중심에 심기 위한 습관이라면, ‘절제하는 습관’은 다른 습관들을 위해 빈 공간을 만들어 내는 습관입니다. 그러므로 ‘절제하는 습관’은 다른 모든 습관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습관입니다.
1. 절제는 습관 훈련의 핵심이다
현대 문화는 “하고 싶은 것을 그냥 하라”고 말합니다. 먹고 싶은 대로 먹고, 사고 싶은 대로 사고,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가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합니다. 브레이크 없는 욕망의 무한 질주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정신이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 정신이 신앙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이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자기의 욕망을 점검하고, 삶의 복잡한 정황 속에서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헤아리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속도와 방식을 고려하는 성경적 지혜가 무시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 ‘나는 지금 당장 이것을 원합니다’라고 기도하다가 뜻대로 되지 않으면 이내 다른 방법을 찾아 나섭니다. 이것이 오늘날 사회와 교회의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절제하는 습관은 다른 모든 습관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습관입니다. 절제하지 않는 삶에는 경건한 습관이 자리 잡을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절제는 우리 삶에서 가치가 덜한 것과 필요가 덜한 것을 덜어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쁜 습관을 빼내는 훈련이라 할 수도 있고, 무의식적인 행동을 제거하는 훈련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라”(갈 5:13). 그리스도인은 자유를 위해 부르심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자유를 절제합니다. 왜냐하면 더 우선되고 가치있는 의무를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사랑 안에서 서로를 섬기는 것입니다. 절제하지 않으면 서로 사랑할 수 없습니다. 당연한 말이지요. 자기 욕망대로 살면서 어떻게 서로 종노릇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삶은 오직 자신만을 사랑하면서 다른 사람을 종으로 삼아서라도 나의 욕망을 채우려는 삶에 불과합니다.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절제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절제하고 남이 하고 싶은 것을 세워 줄 때,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절제하고 남이 먹고 싶은 것을 먹여 줄 때,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절제하고 남이 사고 싶은 것을 사 줄 때, 비로소 우리는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할 수 있습니다.
절제는 성령의 열매입니다(갈 5:23). 육신을 따르지 않고 성령을 따르는 사람에게서 절제가 나타납니다. 절제는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예리하게 따라가기 위한 열정적인 행위입니다. 하고 싶은 일 중에서 해야 하는 일을 고르는 작업이고, 해야 하는 일 중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고르는 작업입니다. 오염된 욕망을 쳐내서 우선순위를 바로잡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절제는 단순히 나쁜 습관만을 골라내는 것이 아닙니다. 나쁘지 않은 행동, 금지되지 않은 행동, 심지어 좋은 행동이라 할지라도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삶에 걸림돌이 된다면 기꺼이 포기하는 것이 절제입니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과도하게 시간과 돈을 사용하여 서로 사랑하기 위한 시간과 돈이 부족하다면 우리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행위를 절제해야 합니다.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은 좋은 행동이라 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 자신의 경건과 가족을 돌아보는 시간이 부족하다면 절제해야 합니다. 절제는 좋은 것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골라내는 것이고, 가장 좋은 것들 중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2. 어떻게 절제하는 습관을 만들 것인가
<습관의 디테일>이란 책에서 저자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을 오르막 습관과 내리막 습관이라 이름 짓습니다. 오르막 습관은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유지가 되는 습관이고, 내리막 습관은 유지하기는 쉽지만 중단하기는 어려운 습관입니다. 나쁜 습관은 주로 무절제한 상태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절제하는 습관을 만들어 나쁜 습관을 제거할 수 있을까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나쁜 습관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출생하기 전부터 뿌려져 있었던 죄의 씨앗은 사회적인 욕망과 만나면서 온갖 나쁜 습관으로 변형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은 거듭난 신자라 해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신분은 단번에 변화되었지만 상태의 변화는 이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먼저 우리 삶 속에 나쁜 습관을 발견하고 그것을 멈추고 지우고 뿌리를 뽑기 위해 힘써야 합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그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첫째, 하루의 행동을 기록해 보십시오. 일어나고 잘 때, 먹고 관계를 맺을 때, 돈과 여가를 사용할 때 어떤 습관이 있는지 기록해 보고, 그중에서도 나쁜 습관이라고 할 만한 것을 따로 기록해 보십시오. 이때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미디어 사용 습관에 대해 기록한다면, 언제, 어디에서, 어떤 매체로, 얼마나 자주 사용하고 보는지 기록하는게 좋습니다. 구체적일수록 언제 어디에서 나쁜 습관이 작동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성령님의 도우심을 구하십시오. 절제는 성령의 열매입니다. 절제를 위해 여러 가지 방법과 수단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것을 사용하여 우리를 변화시키는 분은 성령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특별히 성경적인 절제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성령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성경적인 절제는 몇 가지 기술로 연마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라 본성의 변화에서 나오는 성품이기 때문입니다. 기록해 놓은 나쁜 습관들을 앞에 놓고 성령님의 도움을 구하십시오.
셋째,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오르막 습관을 만들기 위해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였듯이, 내리막 습관을 멈추기 위해서도 작고 쉬운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가장 쉬운 것부터 시작해서 하나씩 단계적으로 나쁜 습관들을 제거해 나가십시오. 예컨대 아침에 늦잠을 자는 습관이 있다면 일단 아침에 일어나는 습관만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보십시오. 알람 소리가 울리자마자 일어나고, 가장 먼저 하나님을 생각하며 감사의 한 마디를 내뱉는 것으로 시작해 보십시오.
넷째, 한 가지 습관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집중력을 잃지 말고 유지하십시오. 나쁜 습관은 뿌리가 깊습니다. 이미 관성이 붙어 있어서 브레이크를 한 번 밟는다고 바로 멈추지 않습니다. 수십 년 동안 굳어진 습관이 몇 일의 노력으로 완전히 사라지지 않습니다. 실패했다고 너무 실망하지 말고, 몇 번의 반복된 성공으로 자만하지도 마십시오. 훈련을 반복할 때 찾아오는 지루함을 잘 극복하십시오. 자신을 주의 깊게 살펴서 나쁜 습관이 뽑힌 자리에 경건한 습관이 제대로 심어질 때까지 반복하면서 유지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절제하는 습관은 결국 그 중요한 것을 내가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기느냐로 결정됩니다. 우리가 정말로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것을 가치 있게 여긴다면, 우리는 얼마든지 절제하는 습관에 헌신할 수 있습니다. 절제하는 습관은 곧 헌신하는 습관입니다. 절제하는 습관이 중요한 것을 위해 다른 것들을 멈추거나 줄이는 행위를 말한다면, 헌신하는 습관은 중요한 것들을 우선순위로 삼는 행위를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절제하는 습관과 헌신하는 습관은 같은 목표를 향합니다. 우리는 아침에 게으른 본성이 시키는 것을 절제하고, 성경을 읽는 것과 기도하는 것에 헌신하여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점심에 분주한 삶과 마음을 절제하고, 묵상하는 일과 기도 산책하는 일에 헌신하여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저녁에 휴식을 취하고 친구를 만나고 취미를 즐기고 싶은 욕망을 절제하고, 가정 예배 드리는 것과 자기를 점검하는 일에 헌신하여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절제와 헌신은 경건한 의무를 습관으로 만들고자 할 때 꼭 필요한 습관입니다.
적용과 나눔을 위한 질문
1. 절제하는 습관이 다른 모든 습관 훈련의 핵심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2. 그리스도인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받았는데, 스스로 애써서 절제해야 하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3. 절제해야 할 나의 나쁜 습관 중 가장 쉽게 시작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정해서 말해봅시다. 서로를 위해서 기도하고 격려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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