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것을 말함은 너희의 유익을 위함이요 너희에게 올무를 놓으려 함이 아니니 오직 너희로 하여금 이치에 합당하게 하여 흐트러짐이 없이 주를 섬기게 하려 함이라”(고린도전서 7:35).
지난 시간에 이어 우리를 흐트러지게 하는 원인들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7. 경계하지 않는 마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중에 흐트러지는 것은 경계심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신실한 파수꾼은 도시의 입구에 서 있다가, 전염병이 걸려 위험한 방문객이 오면 그가 아무리 사정하더라도 그를 막아서고 돌려보낼 것입니다. 그가 전염병을 옮길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전염병과 같은 흐트러진 생각이 마음대로 영혼 속으로 들어온다면, 특히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가까웠을 때 그렇게 된다면, 그 영혼이 전염병으로 망가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흐트러짐을 경계해야 하는데, 항상 깨어서 경계해야 합니다. 예배를 드리는 중에만 경계하는 것이 아니라 예배 전과 후에도 경계해야 합니다.
모든 지킬 만한 것 중에 더욱 여러분의 마음을 지켜야 합니다(잠 4:23). 그렇게 할 때 이 모든 것들이 빈틈없이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단 한 시간만 경계를 게을리 해도 그 성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계속 이어지는 예배와 같습니다. 예배 시간뿐만 아니라 일을 하고 공부할 때에도 항상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호 12:6). 예배하는 가운데 깨어 있는 것은 물론이요, 예배를 하기 위해서도 깨어 있어야 합니다. 만일 여러분이 한 주 동안 세상적인 생각들 속에서만 살아간다면, 여러분이 그런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에도 그것이 밀어닥칠 것입니다. 예배 후에 우리의 마음이 방심하게 되지 않도록 예방하는 방법은 지속적으로 깨어 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지 철저하게 깨닫는 것입니다.
8. 죄에 대한 은밀한 사랑
예배하는 중에 우리가 흐트러지는 것은 은밀히 즐기는 죄 때문입니다. 우리 마음이 악해지면 허망한 생각들도 예배 가운데 함께 있게 됩니다. 그런 생각이 마음으로 들어와 그곳에 머물기 때문입니다. 은밀히 즐기는 죄는 중심이 치우친 볼링공과 같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똑바로 던져도 그 공은 레인에서 벗어나고 마는 것입니다. 죄와 여러분은 반드시 멀리 떨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과 여러분이 멀리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죄와 결탁된 영혼은 감히 하나님께 나아갈 수도, 그분을 쳐다볼 수도 없으며, 그분에 대해서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도둑이 재판관을 피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죄인은 하나님께 가까이 가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죄의식은 영혼을 우울하게 하고 무겁게 하며 흐트러지게 합니다. “내가 나의 마음에 죄악을 품었더라면 주께서 듣지 아니하시리라”(시 66:18). 우리의 마음에 죄악을 품으면 하늘에 계신 하나님께서 먼저 듣기를 멈추십니다. 그리고 땅에서 죄악을 품은 죄인이 기도하기를 멈추게 됩니다.
은밀히 즐기는 죄악을 이기는 방법을 간략하게 두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심사숙고하는 것입니다. 먼저 죄가 여러분에게 가져다준 참된 유익이 무엇인지, 해악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십시오. 수치와 죽음 말고 그것이 가져다준 것이 무엇입니까? 여러분이 가장 사랑하는 죄라고 할지라도 결국 그것은 죄에 불과합니다. 죄는 세상에서 가장 나쁜 것입니다. 죄가 그리스도에게 얼마나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게 했는지, 그 죄가 여러분을 지옥으로 인도하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십시오. 죄를 짓지 않아도 얼마든지 즐거움과 행복과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스도야말로 모든 죄악이 가져다주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 됨을 기억하십시오. 만약 여러분이 선한 기쁨, 혹은 더 나아가 그리스도를 품으면서도 죄악을 품을 수 있다면, 죄를 범하고도 천국에 갈 수 있다면, 죄는 더이상 나쁜 것이라고 불리지 않을 것입니다. 둘째, 간구하는 것입니다. 무릎을 꿇고 정직한 마음으로 하늘로부터 오는 힘을 달라고 기도하십시오. 하늘로부터 오는 모든 능력은 기도를 통하여 받을 수 있습니다. 기도를 통해서 죄를 대적하는 사람은 죄를 미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죄를 미워할 때, 그는 깨진 마음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9. 사탄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흐트러지는 것은 사탄 때문입니다. 사탄은 멀리 떨어져서 여러분이 예배하기 전에 마음을 어지럽히는 어떤 일을 던져 줍니다. 예를 들면, 기도하기 전에 어떤 사람이 오거나 어떤 일과 관련된 편지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혹은 가족에게 생긴 어떤 중대한 일로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음으로써 예배 중에 다른 생각을 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때때로 사탄은 예배하고 있는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와서 우리의 관심을 끌 만한 어떤 것을 내놓고, 이로 인해서 우리의 마음이 예배에서 떠나도록 합니다. 그것은 예배 중에 들락날락하는 사람일 수도 있고, 스마트폰 알림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하늘의 일을 감당할 때 마귀가 우리를 대적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입니다(엡 6:12). 특히 기도나 성경 봉독, 혹은 설교와 같이 여러분에게 가장 큰 유익이 되거나 사탄의 왕국을 가장 크게 파괴하는 것들이 진행될 때, 사탄은 가장 부지런히 활동할 것입니다. 사탄이 우리를 흐트러지게 하는 것에 대한 치료법은 그리스도께서 처방하신 것과 동일합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마 26:41). 여러분을 지키시는 분을 의지하십시오. 그리고 사탄에게는 그 어떤 관심도 기울이지 마십시오. 초가지붕에 이제 막 붙은 작은 불을 끄기 위해서 물동이에 물을 채워서 달려가듯이, 이 유혹의 불길을 향해서 한 방울의 회개의 눈물부터 흘리십시오. 흐트러진 생각들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그것에 관심을 주지 말고 그저 쫓아 버려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계속해서 경계하고 기도하십시오. 하나님께서 우리를 받으실 때 그리스도의 공로가 필요하듯이, 우리가 모든 의무를 행하는 데에도 그리스도의 능력과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10. 일상 속에서 가지는 헛된 생각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우리가 흐트러지는 것은 예배 시간이 아닐 때에 허황된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들이 영혼을 정처 없이 표류하도록 만듭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입니다. 여러분은 하나님께 예배하는 시간에 잡념을 가지지 않기 위해서 결단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이미 그 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잡념이 문 앞에서 여러분을 부르면 여러분은 의도와는 달리 이내 포로로 사로잡혀 멀리 끌려 갈 것입니다. 그러므로 헛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항상 빈틈없이 경계하십시오. 이렇게 경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실제로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기독교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예배가 아닌 다른 때에 하는 헛된 생각들 때문에, 우리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어렵다고 느끼게 되며, 그런 생각을 하는 것도 그렇게 큰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를 흐트러지게 하는 것이 너무도 강력해 보여서 저항할 수 없거나 그것이 별로 해로운 것처럼 보이지 않기에 고생하면서 저항할 가치가 없다고 느낀다면, 이는 그러한 것들이 우리 속으로 들어오도록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의 용기가 꺾이거나 우리의 양심이 무감각해지면 우리는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됩니다. 한 가지 죄가 다른 한 가지 죄를 맞아들이게 하며, 한 번 우리의 마음이 느슨해지는 것이 다음에도 그렇게 되도록 이끄는 준비 과정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엉뚱한 이야기나 바보 같은 상상을 쉽게 기억하고 오래 간직합니다. 그래서 태연한 마음에 그런 생각들이 떠오르면, 비록 하나님께서 보고 계신다고 해도 그 생각들이 우리의 마음을 멀리 달아나게 할 뿐만 아니라 비참하게도 오랫동안 흐트러진 생각을 하도록 생각거리와 힘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평소에 이런 무익한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서 다음의 방법들을 기억하십시오. 먼저 무엇이 헛된 생각인지를 바르게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성령께서 말씀하시지 않았거나 하나님의 영광을 높이지 않거나 이웃이나 여러분의 영혼과 육신에 유익을 끼치지 않는 모든 생각은 헛된 생각입니다. 다음으로 헛된 생각이 죄악임을 확신하십시오. 비록 이런 생각을 품은 것만으로 사람들에게 형벌을 당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하나님의 율법과 상관없는 것은 아닙니다. 율법은 우리의 행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적용됩니다. 따라서 마음의 생각은 하나님 앞에서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세번째로, 기도를 통해서 매일 여러분의 영적 시계의 태엽을 감고 하나님과의 언약을 새롭게 하십시오. “내가 내 눈과 약속하였나니 어찌 처녀에게 주목하랴”(욥 31:1). 욥은 자신의 눈과 생각이 여자로 인하여 방황하지 않도록 힘쓸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맹세한 것입니다. 항상 경계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입니다. 눈꺼풀이 눈을 보호하듯이, 하나님의 은혜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 자신의 영혼을 위해서 경계하도록 합니다.
11. 나뉘어진 마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때 우리가 흐트러지는 것은 나뉘어진 마음 때문입니다. 이런 사람은 하나님께 예배할 때에도 그 마음에 평안을 누릴 수 없습니다. 순간순간마다 하나님과 함께하지만 예배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알지 못하며, 기도할 때도 있지만 기도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는 영혼의 평안을 얻기 위해서 믿음을 구하기 때문에, 자신을 즐겁게 하는 물결이 밀려오면 그에 따라 움직입니다. 바로 이것이 이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비참한 모습입니다.
“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이런 사람은 무엇이든지 주께 얻기를 생각하지 말라 두 마음을 품어 모든 일에 정함이 없는 자로다”(약 1:6-8). 하나님께서 차고도 넘치는 풍성한 자비 가운데 우리의 간구에 응답하시는 분이라고 하더라도,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은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설령 흐트러진 가운데 드린 기도를 통해서 무언가를 얻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하나님으로부터는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나뉜 마음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실함과 진지함을 가져야 합니다. 신실한 영혼은 진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진짜 거지는 열심을 다해서 구걸을 합니다. 사람들이 놀려 대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개가 짖어도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는 먹을 것이 없어서 고통스럽고, 다른 어떤 것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습니다. 정직하고 진지한 마음이 이와 같습니다. 그는 자신의 죄 때문에 고통스러워합니다. 그에게는 은혜와 평안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마귀나 세상이 아무리 방해하고 유혹해도 그는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합니다. 그는 반드시 하나님으로부터 용서와 자비를 얻고 그분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12. 헛된 생각 속에 있는 큰 악을 인정하지 않음
하나님께 예배를 드릴 때 우리가 흐트러진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은 ‘그런 흐트러진 생각 속에 악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는 견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생각이라는 것을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라고 여기거나,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면 죄가 될 수 없다는 사상에서 일정 부분 기인합니다. 물론 일부러 흐트러진 생각을 갖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경우, 그리고 악한 것이 아니라 선한 것을 생각했을 경우, 그것을 생각하는 시간이 짧고 그 생각에 대해 후회했을 경우 그 속에 있는 악은 다른 죄 속에 있는 악보다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가 거미를 삼키고 나서 “거미는 두꺼비처럼 많은 독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괜찮아”라고 말하거나, 자기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나서 “목을 부러뜨리는 것보다 위험하지 않으니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이처럼 “예배 중에 흐트러진 생각을 하는 것은 살인과 같은 죄와 달리 사소한 문제야”라고 말하는 것도 구차한 변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소한 것들도 얼마든지 하나님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으며, 영혼을 죄악에 빠지게 만들 뿐만 아니라 더 큰 죄악으로 인도하여 결국 우리를 지옥에 이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죄의 본성에 대한 참된 지식과 깊은 감각이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죄도 작은 것이 될 수 없음을 보게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가장 작은 죄와 헛된 생각 속에 있는 죄악이 세상에 있는 모든 재앙과 심판을 합친 것보다 크다는 것도 알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과 영혼을 찢어 버리는 모든 슬픔과, 몸의 각 부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질병과 고통, 여러분의 명예와 재산을 침몰시킬 수 있는 모든 불행을 다 합쳐도, 가장 작은 죄 속에 있는 실질적인 악만큼 크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하나님을 향한 범죄이기 때문입니다. 죄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악은 바로 하나님을 대항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흐트러진 생각을 하지 않기로 진지하게 결단하여야 할 것입니다.
* 흐트러짐(리차드 스틸, 지평서원), 130-173페이지를 요약/정리하여 나눈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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