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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Lee Juman

장로교 정치의 성경적 원리

장로교 정치의 성경적 원리



웨스트민스터 정치모범의 서문은 “예수 그리스도, 그분의 어깨에는 정사를 메었고, 그분의 이름은 굉장한 모사,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강의 왕이시며, 그분의 정사와 평강의 더함은 무궁할 것이다”(사 9:6-7)라는 선언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지는 서문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성부 하나님께로부터 하늘과 땅의 모든 권세를 받아(마 28:18) 만물을 다스리시는데, 특별히 성부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로 주셨습니다(엡 1:22). 성부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께 교회를 위해 필요한 선물들(성령님과 성령님의 다양한 은사들)을 주셔서,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교회를 세우셨을 뿐만 아니라 그의 성도들을 온전하게 하는데 필요한 직분을 교회에 주셨습니다(엡 4:10-12).


웨스트민스터 정치모범의 서문은 성경을 따라 교회 정치의 원리를 잘 가르쳐 줍니다. 첫째,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왕, 머리가 되신다는 것입니다. 둘째, 교회는 그리스도의 백성이요, 몸입니다. 셋째, 그리스도께서 이 교회를 온전하게 하시기 위한 선물로 직분을 주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그의 몸이요 백성인 교회를 다스리신다는 것이 교회 정치의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께서는 교회를 어떻게 다스리십니까? 그리스도께서는 히 교회를 다스리시지만, 지상에서 직접적으로 다스리시지는 않습니다. 천상의 보좌에 앉아계신 그리스도께서는 먼저 그의 말씀과 성령님을 통하여 교회를 친히 다스리시는데, 특별히 이 일을 잘 섬길 수 있도록 부르시고 은사를 주신 직분자들을 통해 다스리십니다.



이러한 원리에 따라, 교회 정치에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주제가 ‘직분’입니다. 성경은 교회의 직분에 관하여 세 가지 기본 요점을 제시합니다.


첫째,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직분을 정하십니다. 에베소서 4:8-12은 교회의 직분은 승천하신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주신 선물이라고 말씀합니다. “그가 혹은 사도로, 혹은 선지자로, 혹은 복음 전하는 자로, 혹은 목사와 교사로 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케 하며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엡 4:11-12).


둘째,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교회에 항상 있어야 할 직분은(항존직) 목사와 장로와 집사입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그리스도께서 성도를 온전케 하시려고 선물로 주신 다양한 직분들이 있습니다. 이 직분들 가운데 사도, 선지자, 복음 전하는 자와 같은 직분은 특별계시의 말씀인 성경이 완성되기 이전까지 교회에 주셨던 특별한 임시 직분입니다. 반면 목사와 장로와 집사는 그리스도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항상 교회에 있어야 하는 평범한 항존 직분입니다. 참고로 칼뱅과 웨스트민스터 정치모범은 평범한 항존 직분 가운데 ‘교사’를 언급하는데, 이는 오늘날 ‘신학교수’와 유사한 직분입니다. 보통 신학교수는 교회의 직분과 관계 없는 것처럼 생각하기 쉬운데, 신학교수 또한 교회의 직분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교회는 장로 개인이 아니라 장로들의 회의를 통해 다스려져야 합니다. 교회에서 장로는 다스리는 장로와 가르치고 다스리는 장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가르치는 직무를 더하여 가지고 있는 장로를 목사라고 합니다. 바울은 이 장로들을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이라고 말했습니다(딤전 5:17). 성경은 이 장로들이 교회를 다스린다고 가르쳐 줍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은 다스리는 권한이 장로 개인에게 있지 않고 장로들의 모임, 곧 ‘장로회’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목사를 임명하거나 성도를 권징하는 것과 같은 일을 결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 어려운 일입니다. 그것을 감시를 거의 받지 않는 한 사람의 손에 맡기는 것은 그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직분자라 하더라도 이렇게 큰 권한을 갖게 되면 이기적으로 부정하게 오용하려는 유혹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다스리는 장로의 역할을 복수로 언급합니다(살전 5:12-13, 히 13:17). 장로들은 교회를 다스리는 일을 함께 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교회는 장로들의 회의를 통해 다스려져야 한다는 원리에 따라, 지교회를 다스리는 일을 위해서 당회로 모이고, 일정한 지역 내의 여러 교회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노회로 모이며, 전체 교회를 다스리기 위해서 총회로 모입니다. 교회를 다스리는 권한은 매우 중요하고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장로들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됩니다. 그렇다면 많은 지교회들이 한 장로회의 다스림을 받는 것은 어떻습니까? 예컨대 지교회의 회중이 선출하거나 청빙하지 않은 장로들에 의해서 지교회가 다스림을 받는 것이 합당한가 물을 수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정치모범은 노회에 관하여서, “성경은 많은 지교회가 한 장로회 저잋 아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한다”고 말하면서 예루살렘 교회와 에베소 교회의 예를 듭니다. 논증의 방식은 같기 때문에, 여기서는 예루살렘 교회의 예만 살펴보겠습니다. 성경에 따르면, 예루살렘 교회는 하나 이상의 여러 지교회로 이루어져 있고, 이 모든 지교회가 한 장로회 정치 아래 있음을 보여줍니다.


먼저, 예루살렘 교회가 하나 이상의 여러 지교회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이 증명할 수 있습니다.


(1) 사도행전은 예루살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회심하고 신자가 되었다고 말해줍니다. 주께서 구원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셔서(행 2:47), 사도들의 설교를 듣고 어떤 날에는 삼천 명(행 2:41), 어떤 날에는 오천 명(행 4:4)이 회심하고 제자가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것은 박해로 인해 많은 성도들이 예루살렘을 떠난 후에도 여전했습니다(행 9:31, 12:24, 21:20).


(2) 사도행전은 예루살렘 교회에 여러 명의 사도와 장로들이 있었다고 가르쳐 줍니다. 만약 예루살렘에 하나의 교회만 있었다면, 그들은 순서를 정하고 돌아가며 설교와 사역을 감당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구제 등을 위해 교회 재정을 살피는 일을 할 수 없다며, 기도와 말씀 사역에 전념하기 위해 일곱 집사를 세우게 됩니다(행 6:1-7).


(3) 또한 사도행전 2장과 6장에 따르면 예루살렘 교회 안에는 언어가 다른 여러 민족들이 함께 있었음을 보여주고, 이는 언어의 다양성에 따라 하나 이상의 지교회가 있어야 했음을 가르쳐 줍니다.


다음으로, 이렇게 여러 지교회들이 한 장로회 정치 아래 있었다는 것은 다음과 같이 증명될 수 있습니다.


(1) 성경은 그 여러 지교회들을 하나의 교회로 언급합니다(행 8:1 등). (2) 예루살렘 교회의 장로들이 언급됩니다(행 11:30, 15장, 21:17-18). (3) 사도들이 예루살렘 교회의 장로들처럼 장로들의 일반적인 기능을 행했고(말씀과 기도), 이는 적어도 박해 전 예루살렘 교회는 장로회 교회였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4) 예루살렘의 여러 지교회들은 한 교회이기 때문에, 그 교회의 장로들은 다스리는 일을 위해 함께 모여 회의를 통해 결정했습니다(행 15장). 이것은 여러 지교회들이 한 장로회 정치 아래 있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장로들의 회의에 맡기신 사역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리와 관련이 있습니다. 장로들은 이단이나 잘못된 교훈에 맞서 교리의 순수성을 지킬 책임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질서와 관련이 있습니다. 공예배를 어떻게 드려야 하는지 정해지지 않았다면, 모일 때마다 얼마나 혼란스럽겠습니까? 예배와 임직, 개척, 선교 등 교회의 사역이 질서 있게 시행되도록 정하는 일도 장로들에게 맡겨진 사역입니다. 세 번째는 권징과 관련이 있습니다. 범죄한 사람을 찾아가 권면하기도 하고, 재판을 통해 치리하기도 합니다. 장로교회는 이런 중요하고 다양한 일들을 장로들의 회의를 통해 시행합니다.


그런데 살펴본 것과 같이 장로회에는 당회, 노회, 총회 등이 있는데요, 각각의 치리회들은 서로 어떻게 관련이 있을까요? 성경은 몇 가지 중요한 운영 원칙을 제시합니다.


첫째, 각 수준의 치리회는 그 치리회에 적합한 영역을 감독합니다. 당회는 지역 교회의 필요를 돌보고, 노회는 정해진 지역 안에 있는 지교회들의 필요를 돌보고, 총회는 총회의 권위 아래 있는 모든 교회의 필요를 돌봅니다. 어떤 치리회도 다른 치리회에 마음대로 간섭할 수 없는데요, 즉 노회가 더 큰 회의라고 해서 당회에 함부로 간섭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사안들은 하회에서 상회로 질서 있게 전달됩니다. 우리는 사도행전 15장에서 이 모습을 봅니다. 예루살렘에서 온 몇몇 거짓 교사들 때문에 일어난 안디옥교회의 교회 문제로 인해, 안디옥교회는 더 넓은 교회에게 그 문제를 다루어 달라고 요청합니다.


셋째, 상회가 어떤 문제를 성경적으로, 그리고 성경적인 질서와 원칙에 맞게 해결하는 경우, 그 결정은 상회가 감독하는 교회들에게 구속력을 갖습니다. 예루살렘 공회는 자신들의 결정을 그렇게 히애했습니다(행 15:28; 16:4). 그들은 지교회에 권고하면서 싫으면 마음대로 하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전체 교회의 화평과 순결을 위해 골치 아픈 문제를 함께 해결합니다.



이렇게 성경에 따라 장로교 정치의 원리를 살펴보았습니다. 장로교 정치에서 특별히 중요한 것은 직분과 회의입니다. 모든 직분자들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온전하게 하시기 위해 주신 선물입니다. 교회에서 직분자들이 각자의 일을 수행하는 것은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다스리고 계시다는 증거입니다. 또한 우리는 교회가 바른 진리 안에 거하고, 예배가 질서 있게 드려지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이 일을 위해 장로들이 자주 모여 함께 기도하고 회의하며 수고한 결과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모든 좋은 선물들을 교회에 허락하신 그리스도께 더 자주 감사해야 하고, 이 직분을 맡은 자들을 위해 더 자주 기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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