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항
선한 일들을 행할 수 있는 그들의 능력은 전혀 그들 자신들에게서 나오지 않고,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영으로부터 나온다(요 15:4-6; 겔 36:26,27). 그리고 그들이 선을 행할 수 있으려면, 이미 받은 은혜 외에,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것을 원하고 행할 수 있도록 그들 안에서 일하시는 그 동일한 성령의 실제적 영향이 요구된다(빌 2:13, 4:13; 고후 3:5). 그렇다고 해서 성령의 특별한 활동이 없이는 어떤 의무도 행할 책임이 없는 것처럼 태만해져서는 안 된다. 마땅히 그들은 그들 안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불 일듯 일어나게 하기 위해 부지런해야 한다(빌 2:12; 히 6:11,12; 벧후 1:3,5,10,11; 사 64:7; 딤후 1:6; 행 26:6,7; 유 20,21).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16장 3항은 그리스도인들의 선행의 능력의 원천을 말합니다. 선행을 할 수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능력은 전혀 그들 자신들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영(성령)으로부터 나옵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하나님의 부르심이 효과적인 것이 될 수 있도록 성령의 은혜를 입었고, 중생에서 성령의 은혜로 그들의 주도적 성향이 근본적으로 새롭게 변화되었으며, 성령의 내주하심과 성화와 영화에 이르도록 성령의 계속적인 은혜의 사역이 그들과 함께 하십니다. 그리스도인들이 성화를 이루어갈 수 있게(선행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미 받은 은혜의 터 위에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것(선행)을 원하고 행할 수 있도록 동일한 성령께서 계속적으로 그들 속에서 일하십니다. 이미 내주하시는 성령의 계속적이고 실제적인 기름 부어 주시는(조명하시고 능력 주시는) 은혜가 요구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이 성령의 계속적이고 실제적인 감화(영향)가 요구된다고 해서 마치 성령의 특별한 감동이 없이는 어떤 선을 행할 의무와 책임이 없는 것처럼 생각하고 의무 수행에 게을러서는 안 됩니다. 마땅히 그들 속에 있는 하나님의 은혜를 불 일듯 하게 하는데 부지런해야합니다. 우리 안에서 계속 일하시는 성령의 은혜의 사역을 강 건너 불구경 하듯 해서는 안 됩니다.
자기 자신 안에 성령의 특별한 감동이 일어나기 전에는 잠자코 기다렸다가 성령의 특별한 감동이 감지될 때만 움직이겠다는 것은 비성경적인 신비주의이며 비성경적 정적주의(quietism)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미 성령께서 우리 안에 계시면서 우리 안에서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우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고 말씀합니다.
성령의 중생 사역에서 사람의 영혼은 수동적입니다. 그러나 중생 시에 새로운 도덕적 성향과 새 생명의 원리가 중생자의 영혼 속에 심어진 순간에, 그 행위의 영적 및 도덕적 성격이 변하여 거듭난 영혼은 선행에서 능동적이 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리스도인의 선행의 능력은 전혀 그 자신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영(성령)으로부터 나옵니다. 중생 시에 성령의 능력으로 새로워진 영혼의 성향과 모든 기능에 성령의 계속적인 사역(영향력)이 필요합니다. 하나님이신 성령께서 중생된 신자 안에 계시면서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라고 하셨습니다. 성령의 내주하심과 계속적인 은혜의 사역이 있으므로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2:12)고 명령하십니다. 이 하나님의 명령에 우리는 적극적으로 순종해야 합니다.
성령의 내주하심과 그분의 계속적인 은혜의 사역이 있다는 사실을 성령의 특별한 역사가 없으면, 우리의 의무를 당장 실천할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오해하여 게으름의 구실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성령은 성부와 성자와 함께 참되고 영원한 하나님이십니다. 그분은 또한 나에게도 주어져서 나로 하여금 참된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그의 모든 은덕에 참여하게 하며 나를 위로하고 영원히 나와 함께 하십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53문). 영원히 나와 함께 하시면서 하나님의 예정하시고 부르신 목적 곧 우리의 구원이 이루어지게 하십니다(롬 8:28-30).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빌 1:12)고 명령하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령의 내주하심과 계속적인 은혜의 사역(일하심)을 믿고, 계속해서 성령님을 의지하고 순종해야 합니다. 성령의 내주하심과 계속적인 은혜 사역 안에서 우리는 더욱 힘써 선행을 소원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참된 선행의 열매가 없는 사람은 참된 신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이러므로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리라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하셨습니다(마 7:20-21).
우리는 우리의 선행의 공로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으로 성취하신 구속 사역의 공효를 힘입어 죄 사함과 의롭다함과 영생의 구원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너희가 죄에서 해방되고 하나님께 종이 되어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를 얻었으니 이 마지막은 영생이라”(롬 6:22). 여기서 말하는 “거룩함에 이르는 열매”는 선행을 포함한 성화를 의미합니다.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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