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항
결혼은 한 남자와 한 여자 사이에 이루어져야 한다. 어느 남자든 동시에 한 아내보다 많은 아내를 두거나, 어느 여자도 동시에 한 남편보다 많은 남편을 두는 것은 합법적이지 않다(창 2:23,24; 마 19:5,6; 잠 2:17).
2항
결혼은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도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창 2:18,24), 합법적인 자손으로 인류가 번성되게 하기 위해, 거룩한 자손들로 교회가 증가되도록 하기 위해(말 2:15), 그리고 부정을 방지하기 위해 제정되었다(고전 7:2,9).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 2:18).
2항은 결혼을 정하신 하나님의 목적에 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그 목적을 세 가지로 말합니다. 첫째,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돕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자녀를 갖기 위함입니다. 셋째, 부정함(성적인 부도덕함, sexual immorality)을 방지하기 위해서입니다. 첫째와 둘째는 창세기 1장과 2장에 있는 결혼 제도에 근거한 것이고, 셋째는 고린도전서 7장 2절에 있는 사도 바울의 가르침에 근거한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 회의의 신학자들은 결혼의 목적 세 가지 가운데 부부 간의 상호 도움(mutual help)을 첫 번째로 말했습니다. 아내와 남편 상호 간의 영혼과 육신의 필요를 돕는 것이 첫 번째로 중요한 결혼의 목적입니다. 부부가 서로 인격적으로 교제하며, 서로 돕고, 서로 위로하면서 살도록 부부로 짝지어 주신 것입니다. 결혼으로 연합된 부부는 기쁜 때나 슬픈 때나, 건강할 때나 병든 때나, 부요하거나 가난하게 되는 모든 형편에서 변하지 않고 상호 간의 사귐과 도움과 위로를 계속하는 가운데서 자녀도 양육하고 온갖 부정함도 방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사람, 곧 남자와 여자를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선하게, 또한 자신의 형상 곧 참된 의와 거룩함으로 창조하셨습니다. 이것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창조주 하나님을 바르게 알고, 마음으로 사랑하며, 영원한 복락 가운데서 그와 함께 살고, 그리하여 그분께 찬양과 영광을 돌리기 위함입니다”(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6문). 하나님께서 사람(남자와 여자)을 하나님의 형상, 곧 하나님을 닮은 존재(하나님의 모양)로 만드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며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 가운데 살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람의 제일 되는 목적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과 그를 영원토록 즐거워하는 것입니다(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1문).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에 하나님과 함께 하고,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을 사랑하며, 하나님과의 치밀한 사귐을 가질 때에만 진정한 기쁨과 평안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른 모든 것을 다 가지고 누린다 해도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가 끊어지면 모든 것이 다 허무한 것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결혼 제도를 내셔서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부부로 연합되게 하신 것은 2항에서 말하는 것처럼 몇 가지 목적이 있지만, 그 가운데 첫째가 되는 것은 함께 살면서 서로 돕는 것입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 2:18). 여자만 “돕는 배필”(helper)이 아니라 남자도 돕는 사람으로 짝지어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지으신 목적을 성취하는 일, 곧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고 하나님을 영원히 즐거워할 수 있는 자들이 되도록 서로 돕는 것이 함께 살게 하신 목적입니다. 영혼과 육체를 가진 인간의 전인적(全人的) 필요를 채우는 일은 여러 면들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서로 신앙적 도움을 주어야 하고, 육신의 필요를 채워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부부 간과 가족 간에 영적 및 신체적 필요를 채우는 일에 서로 잘 협력하면, 합법적인 자손의 번성, 거룩한 자손들로 교회가 증가됨, 그리고 부정의 방지라는 결혼의 목적이 잘 이루어질 수 있게 됩니다. 사람이 서로 교제하고, 서로 돕고, 서로 위로하려면 나 외에 다른 누군가(the other)가 있어야 합니다. 결혼의 목적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결혼의 목적은 첫째가 가까운 사람을 가져 서로 사귀는 것(companionship)입니다. 좋은 때나 나쁜 때나 부부 관계에 헌신할 때 가정의 안정(secure)과 자녀들이 잘 성장할 수 있는 사랑의 환경이 조성될 것입니다.
결혼은 자녀 생산과 성적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 악’(necessary evil)과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결혼은 첫째로 반려자(partner)와 밀접한 친교 가운데 함께 하면서 서로 돕고 위로하기 위한 것입니다. 결혼으로 연합된 부부는 각각 그리고 함께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앞세우고, 하나님의 사랑으로 서로 사랑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서로 사랑하고 가족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하나 되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일에 협력할 때에, 하나님께서 모든 것이 잘 되게 해주십니다.
한 남자와 한 여자를 결혼으로 연합되게 하는 결혼의 목적은 두 사람이 협력하여 사람의 첫째 되는 목적(창조와 구속의 목적)을 이루는 것입니다. 서로 돕고, 자녀를 생산 양육하고, 성적 순결을 유지하는 것은 사람의 가장 최고의 목적을 이루는 일에 전심전력을 기울여야 성취될 수 있습니다.
교회의 성장과 힘은 가정의 경건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성화, 곧 하나님을 닮은 성품의 함양과 발휘는 일차적으로 가정생활에서 그 성패가 결정됩니다. 그러므로 매일 기도하고 가정 예배를 드리고 가족 간의 사랑과 서로 보살피는(서로 돕고 위로하는) 일에 힘써야 합니다. 가정에서 좋은 아내와 어머니, 좋은 남편과 아버지, 그리고 좋은 자녀들이 되지 않고서는 교회에서 좋은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고 교회에 도움이 되는 일꾼으로 봉사할 수 없습니다. 가정에서 문제 있는 자가 교회의 일꾼(목사, 장로, 권사, 집사 등)이 되면, 그런 사람은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디모데전서 3:1-11에서 이것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청교도 사상의 아버지라 불리고 있는 윌리엄 퍼킨스(1558-1602)는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은 가정의 신실한 지도자들로서 부모는 가정(가족)을 인자와 정의로 인도하고, 개인적 경건을 실천하고, 경건하고 성실하게 가정에서 살고, 가정의 순결함을 보호하고, 가정 예배를 잘 드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가정 예배가 없고 가족이 함께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도하는 기도가 없는 가정은 벽이나 지붕이 없는 집에서 살려고 하는 것과 같다고 청교도 토머스 브룩스(1608-1680)가 말했습니다(청교도 신학의 모든 것(조엘 비키, 마크 존스 지음, 김귀탁 옮김, 부흥과 개혁사) 53장 청교도의 가정 사역, 976-996쪽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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