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항
이 목적들을 더 잘 이루기 위해, 교회의 직분자들은 범죄의 성질과 범죄자의 과실에 따라 훈계나, 일시적 수찬 정지, 그리고 출교와 같은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살전 5:12; 살후 3:6, 14-15; 고전 5:4-5,13; 마 18:17; 딛 3:10).
“외인들은 하나님이 판단하시려니와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어 쫓으라.”(고전 5:13)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피로 죄 씻음을 받고, 그리스도의 모든 순종(능동적, 수동적)의 공효로 의롭다 함(칭의)을 받고, 성령으로 거듭나 새 생명을 받은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마땅히 새 사람(새 생명, 새 성품)으로 살면서 옛 사람의 모든 행실을 잊어버리고 거룩한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거듭나 새 사람이 되었을지라도 여전히 죄악의 구습을 쫓는 죄악의 습성이 남아 있어 세상을 따라 육신의 욕심을 따라 살기가 쉽습니다.
거듭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소욕을 좇아 행하고자 하는 속 사람의 소원이 있지만, 육체의 욕심을 따라 행하고자 하는 죄악된 욕망도 남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권징이 필요한 것입니다. 권징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그리스도의 성품과 법을 따라 살게 하고, 죄의 욕망과 법을 따라 살지 못하게 하는 것입니다. 권징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죄를 범하지 못하도록 경계하고, 범죄하였더라도 마음 깊이 회개하고 죄의 행실을 버리도록 하는 교회의 중요한 사역입니다.
따라서 권징은 그리스도의 교회로서 교회의 질서와 화평과 순결을 유지시키는 방편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믿지 않는 사람들처럼 살아도 아무런 경고와 권면과 책망과 제재를 가하는 일이 없다면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교회와 복음에 불명예를 끼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교회가 그리스도의 교회 곧 참 교회로 불리기 어렵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필요한 경우 권징을 실행하여 그리스도의 교회를 순결한 교회로 유지되게 하며, 범죄한 자들을 권징을 통하여 죄의 행실을 버리게 하고, 온 교회에 경고하고, 잘못된 행실에 물들지 않도록 방지해야 합니다. 이처럼 권징은 교회의 본성(특히 거룩성)을 유지하고 교회를 정화하여 교회를 교회되게 하기 위한 노력입니다. 개혁교회는 사도들이 전한 복음 말씀의 순수한 선포와, 성례(세례와 성찬)의 정당한 집행과, 그리스도의 법을 따른 권징의 행사를 참 교회의 표지로 말하고 있습니다.
루이스 벌코프 교수는 그의 「조직신학」에서 올바른 권징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올바른 권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마 18:15-18; 롬16:17; 고전 5:2, 9-13; 고후 2:5-10; 살후 3:6,14,15; 딛 3:10-11). 에베소 교회는 악인을 용납하지 않은 것으로 인하여 칭찬을 받았다(계 2:2). 그러나 버가모 교회와 두아디라 교회는 이단적인 교사들과 이방인의 행위를 용납한 일로 인하여 책망을 받았다(계 2:14,20,24). 전반적으로 개혁 교회는 교회의 권징을 시행하는 일에 탁월하였다. 개혁 교회는 그리스도의 교회에 독립된 정치와 권징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오늘날 우리 주변 교회들에서 권징을 등한시하고 말씀 사역을 통하여, 어떤 경우에는 죄인과의 개인적인 접촉을 통하여 죄인의 개선에만 편중하여 죄인을 교회의 친교로부터 출교시키려는 일을 피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교회가 위대한 선교적 대리인임을 분명히 강조하나, 교회는 무엇보다도 성도들의 회중이요 따라서 공공연히 죄를 짓고 사는 자들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잊고 있다. 죄인들이 교회로 모여있지 교회로부터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 강조된다. 그러나 여기서 잊어서는 안 될 사실은, 죄인들은 성도로서 모이는 것이며, 죄를 고백하지 않고 거룩한 삶을 위하여 노력하지 않는 죄인들까지도 교회 안에서 합법적인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벌코프 조직신한(합본), 크리스찬 다이제스트, 860쪽).
교회의 권징은 권면, 훈계, 책망, 교훈(교육), 목양적 돌봄과 같은 의미도 있지만, 교회의 권징을 말할 때 권징은 교정, 징벌, 징계의 의미를 지닙니다. 권징(징례)은 교육(교훈)만을 지시하지 않고, 언제나 권면, 책망, 교정과 징벌이 동반되는 양육과 교육을 가리킵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자녀 양육하시고 그리스도께서 그의 교회를 양육하는데 사용하시는 수단은 그의 말씀(성경)을 통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함과 의로 교육”하는 것입니다.(히 12:5-11; 계3:19; 딤후 3:16). 그리스도께서는 이런 권징을 그의 교회에 제정하셨습니다.
개혁 교회의 권징 시행에서 몇 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들이 있습니다.
(1) 권징의 대상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세례를 받아 교회의 회원(지체)이 된 사람입니다.
(2) 권징을 받아야 할 죄들은 신자들이 가진 온갖 연약함이나, 정부가 징벌하는 죄들이 아닙니다(비록 교회가 뒤이어 권징하는 일이 필요할지라도). 교회 안에서 악을 행하는 자들(고후 2:5-10), 분쟁을 일으키고 거치게 하는 자들(롬 16:17), 규모 없이 행하고 신도적 교훈을 따르지 않는 자들(살후 3:6,14), 교회 안에서 믿음의 일치를 깨뜨리는 이단적인 사람들(딛 3:10; 요이 10; 계 2:2,14,20,24)의 죄들은 권징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3) 교회 권징이 적용되는 죄들 가운데 감추어진 죄들은 마태복음 18장의 말씀을 따라 사적으로 권면하고 듣지 않을 때 몇 사람 또는 당회(교회 대표)가 개입하고, 그 때 비로소 교회 전체에 알려진 죄가 됩니다.
(4) 공공연한 죄에 대한 교회의 권징은 죄를 범한 자가 진정으로 회개하면 좁은 의미의 교회의 권징은 그칩니다. 이 때에도 수찬 정지 등 교회의 권징이 따를 수 있지만 이것은 더 이상 권징이라기보다는 회개한 자의 교회에 끼친 불명예가 제거되고 회개의 신실함이 드러나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출교로 이어지는 권징은 언제나 죄인이 회개하지 않고 완고한 것이 드러난 후에야 비로소 시작됩니다. 출교 절차에서 당회는 먼저 권면으로 시작합니다. 당회의 권면을 거부할 때, 성찬수여가 정지되고, 계속 거부할 때 출교를 알리고, 마지막으로 출교가 따르게 됩니다.
(5) 교회의 권징이 부과하는 징벌은 순전히 영적이며 도덕적인 것입니다. 이것은 육체적인 체벌이나 형벌이 아닙니다. 출교란 형제의 교제로부터 분리하는 것입니다. 교회와 교회의 교제 밖에 둔다는 것을 교회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엄숙하게 선포하는 것입니다. 비록 교회가 직접 그 사람의 죄에 연관되지 않으려고 그를 출교할지라도 그가 출교 전이나 후에 잘못된 길에서 바른 길로 되돌아 오기를 바라는 희망을 지속적으로 가져야 합니다.(살후 3:14,15).
(6) 출교된 자를 다시 교회 안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가능한 일입니다(마 16:18, 18:18; 요 20:23; 고후 2:6-10). 그러나 이럴 경우에는 매우 조심스럽게, 절차를 따라, 당회 전체의 판단에 따라 요구되는 공적인 고백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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