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사람의 몸은 죽은 후에 티끌로 돌아가며 썩게 된다(창 3:19; 행 13:36). 그러나 사람의 영혼은 (죽지도 않고 잠자지도 않고) 불멸적 본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즉시 돌아간다(눅 23:43; 전 12:7). 의인의 영혼은 그 때 완전히 거룩해져서 가장 높은 하늘로 영접되어, 거기서 빛과 영광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얼굴을 뵈옵게 되고, 자기의 몸의 완전한 구속을 기다린다(히 12:23; 고후 5:1,6,8; 빌 1:23; 행 3:21; 엡 4:10). 그리고 악인의 영혼은 지옥에 던져지고, 거기서 고통과 흑암 속에서 큰 날의 심판을 위하여 간수된다(눅 16:23-24; 행 1:25; 유 6-7; 벧전 3:19). 성경은 몸을 떠난 영혼을 위한 장소로서 이 두 장소 외에는 다른 아무 곳도 인정하지 않는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눅 23:43)
육체의 죽음은 몸과 영혼의 분리이며, 현재의 육체적 생존의 마지막을 이룹니다. 사람이 죽을 때 영혼은 어떻게 됩니까? 영혼은 몸과 분리된 이후에도 계속하여 존속한다는 것이 역사적 정통 교회의 신앙 사상입니다(벌코프, 조직신학(합본) 940쪽, 박윤선, 개혁주의 교의학, 443쪽).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2장 1항 전반부에서 사람의 사후 상태를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의 몸은 죽은 후에 티끌로 돌아가며 썩게 되지만, 사람의 영혼은 죽거나 잠자지 않고 불멸적 존재이기 때문에, 불멸적 본질을 주신 하나님께로 즉시 돌아간다. 의인(그리스도를 믿는 자)의 영혼은 그때 완전히 거룩해져서 가장 높은 하늘로 영접되어, 거기서 빛과 영광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얼굴을 뵈옵게 되고, 자기의 몸의 완전한 구속을 기다린다.”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 37문은 신자가 죽을 때 그리스도에게서 받는 유익을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신자는 죽을 때, 그의 영혼은 완전히 거룩하게 되어 즉시 영광에 들어가고, 그의 몸은 여전히 그리스도께 연합된 채로 부활할 때까지 무덤에서 쉬게 됩니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57문은 “육신의 부활은 당신에게 어떠한 위로를 줍니까?”라고 묻고 이렇게 답합니다. “이 생명이 끝나는 즉시 나의 영혼은 머리 되신 그리스도에게 올려질 것입니다. 또한 나의 이 육신도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일으킴을 받아 나의 영혼과 다시 결합되어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몸과 같이 될 것입니다.”
영혼은 불멸적 존재로 하나님으로부터 받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헬라 철학에서 말하는 ‘영혼 불멸설’과는 다른 것입니다. 절대적 의미에서 ‘불멸성’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해당됩니다(딤전 6:15, 16). 하나님만이 본래적이며, 영원하고, 필연적인 속성으로서의 ‘불멸성’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에게 주어진 ‘불멸성’은 하나님의 의지와 권능으로 그 존재를 지속시켜 주시는 것입니다. 육체와 영혼으로 구성된 전인으로서의 인간의 불멸성은 구속의 완성 시, 즉 영화롭게 될 때 완전히 이루어집니다. 우리의 몸이 부활하여 우리의 영혼과 다시 결합되어 새 하늘과 새 땅에 들어가야만 완성됩니다(존 머리, 구속의 성취와 그 적용, 15장 영화 읽어보십시오).
사람이 죽은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2장 1항이 간략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이 신앙고백은 “사람의 몸은 죽은 후에 티끌로 돌아가 썩게 되지만, 사람의 영혼은 죽지도 잠자지도 않고 불멸적 본질을 가지고 있어서, 그것을 주신 하나님께로 즉시 돌아간다(눅 23:43 ; 전 12:7)”라고 말합니다.
‘영혼 수면’ 교리는 칼빈을 비롯하여 많은 개혁주의 신학자들이 거부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존 페스코 지음, 신윤수 옮김, 부흥과개혁사, 472-476쪽)」, 「개혁주의 종말론 탐구(코르넬리스 비네마 지음, 박승민 옮김, 부흥과개혁사, 60-93쪽)」, 「조직신학 Ⅱ(존 머리 지음, 박문재 옮김, 크리스찬다이제스트, 419-419쪽)」, 「벌코프 조직신학(루이스 벌코프 지음, 권수경·이상원 옮김, 크리스찬다이제스트, 935-964쪽)」, 「개혁교의학 4(헤르만 바빙크 지음, 박태현 옮김, 부흥과개혁사, 697-763쪽)」, 「기독교강요 중, 최종판(존 칼빈 지음, 원광연 옮김, 크리스찬다이제스트, 제9장 영생에 대한 묵상, 제25장 최후의 부활 6항 죽음 이후의 영혼의 상태 참조)」)
사람이 죽을 때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며 어떤 경험을 하게 될 것인가를 다루는 것은 종말론에서 개인적 종말론으로 분류되는 것입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32장은 당시의 기독교계의 다양한 예언들의 성취에 관한 교설들을 좇지 않고, 성경의 분명한 가르침만 진지하게 추구하며 가르치고 있습니다. 1항은 사람의 육체적 죽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요약하고 있습니다. 2항에서는 부활 시에 일어날 일들을 간략하게 말합니다. 3항은 불의한 자들의 몸은 심판의 부활을 하게 되고, 의인들은 부활하여 영광에 이르게 될 것을 말합니다.
1항 후반부에는 죽음과 부활 사이의 중간 상태에 관한 간략한 언급이 있습니다. 중간 상태는 죽음 이후의 상태를 가리키는 것입니다. 중간 상태란 일시적 상태이며 의인과 악인 모두에게 해당됩니다. 모든 사람(의인이나 악인)이 죽은 후 부활 때까지 존재하게 되는 상태를 가리켜 중간 상태라고 말합니다.
성경은 중간 상태에 관하여 많은 것을 계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의인(믿는 자들)을 안심시키고 악인(회개하지 않는 자들)에게 경고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계시는 있습니다. 육체 없는 상태는 최종적 상태가 아니고 잠정적인 상태입니다. 개인의 영혼과 육체의 결함, 즉 개인의 생명의 통합이 부활에서 이루어질 때까지는 구원의 복이나 심판의 저주는 완료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에는 중간 상태 기간에도 의인들과 악인들이 경험하게 될 상태가 확연하게 다르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잠자는 사람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그 영혼이 육신에서 분리되는(죽는) 즉시 그리스도에게로 이끌어 올려지게 됩니다(살전 4:13-18, 고후 5:6,8 ; 빌 1:21,23).
죽은 후 부활 때까지의 중간 상태의 의인과 악인의 영혼의 상태에 관하여 존 머리(John Murray, 1898-1975)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은 육체 없는 상태(육체와 분리된 영혼의 상태)를 완전한 의식을 가진 상태로 묘사한다. 사람은 영혼이다. 그리고 사람의 영혼은 자연적이고 정상적인 관계로부터 분리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혼은 특정인의 영혼이라는 자신의 독특한 정체성을 갖고 계속 존재하며 활동한다. 중간 상태에서 영혼이 잠잔다거나 완전하지 않은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하는 관념은 성경에 어떤 근거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 현세를 떠난 성도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존재, 이 세상에서의 삶과 비교하여 더할 나위 없이 갈망되는 존재(빌 1:23 ; 고후 5:6-8 ; 참고, 눅 2:29,30 ; 16:25), 큰 기쁨과 높이 들리우신 주님과의 밀접한 교제를 누리는 존재로 묘사된다. 이러한 고양(高揚)은 축소된 의식의 상태와 조화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지식과 활동이 강화될 것을 요구한다. 악인에 있어서도, 그것은 완전하지 않은 의식을 가진 무감각의 상태가 아니라 경감되지 않은 고통을 생생하게 겪는 상태다(눅 16:23-28 ; 참고 유 7). 의식이 잠잔다는 관념을 밑받침하는 것처럼 보이는 성경의 표현들은 육체 없는 영혼의 심리적 상태로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죽음의 외관상의 측면을 나타내는 것이다. 죽은 사람은 이 세상이라는 삶과 활동의 영역에서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 사람은 이 세상에 관한 한 잠들어 있는 것이다.(존 머리 선집 2, 조직신학 Ⅱ, 존 머리 지음, 박문재 옮김, 크리스찬다이제스트, 418-419쪽)”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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