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문: 제9계명에서 명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 제9계명이 명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실함과 우리 자신과 이웃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라는 것이요, 특별히 증언하는 일에 있어서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
슥 8:16 너희가 행할 일은 이러하니라 너희는 각기 이웃으로 더불어 진실을 말하며 너희 성문에서 진실하고 화평한 재판을 베풀고
요삼 12 데메드리오는 뭇 사람에게도, 진리에게도 증거를 받았으매 우리도 증거하노니 너는 우리의 증거가 참된 줄을 아느니라
잠 14:5 신실한 증인은 거짓말을 아니하여도 거짓 증인은 거짓말을 뱉느니라
잠 14:25 진실한 증인은 사람의 생명을 구원하여도 거짓말을 뱉는 사람은 속이느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진실함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라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증거하지 말지니라”하신 9계명은 단순히 거짓말을 금지하는 계명이 아닙니다. 9계명은 ‘네 이웃에 대하여 참된 증언을 하라’, ‘너의 모든 말에서 항상 참된 것을 말하라’는 것으로 바꿔 말할 수 있습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진실만을 말할 것을 명령합니다. “너희가 행할 일은 이러하니라 너희는 각기 이웃으로 더불어 진실을 말하며 너희 성문에서 진실하고 화평한 재판을 베풀고.”(슥 8:16) “그런즉 거짓을 버리고 각각 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라 이는 우리가 서로 지체가 됨이라.”(엡 4:25)
우리는 진리를 말해야 하고 진실하게 말해야 합니다. 특별히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이 갖지 못한 진리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거짓이 없으시고 진실하신 하나님께서 하나님께 속한 진리를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사람이 되신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를 통해, 기록된 말씀인 성경을 통해, 우리 안에서 진리를 깨닫게 하시는 성령을 통해 죄인들에게 감추어져 있던 진리가 우리에게 주어졌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과 그분의 창조와 섭리, 인간의 타락과 죄, 언약과 언약의 중보자이신 그리스도, 믿음으로 말미암는 의와 구원, 성령의 거룩하게 하심과 죽음과 세상의 종말에 관한 진리가 우리에게 계시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truth)”을 말해야 합니다. 그것이 진실함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라는 9계명을 지키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또한 우리는 말로만이 아니라 우리의 진실한 삶으로 그 진리를 드러내고 증진시켜야 합니다. 우리의 말과 행동, 표정과 몸짓 등 우리의 모든 면에서 진실함이 드러나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겉으로 드러내는 것과 속마음이 같도록 노력해야 하고, 무엇에 대해 말할 때에는 생각하는 그대로, 있는 그대로 말하려고 끊임 없이 노력해야 합니다(존 브라운). 이런 과정을 통해 진실함을 유지하고 증진시킬 수 있으며,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을 말하는 일 또한 더 잘 감당할 수 있게 됩니다.
우리 자신과 이웃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라
둘째로 9계명은 우리 자신과 이웃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킬 것을 명령합니다. 모든 사람에게는 평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우리 자신에 대해 믿는 바를 평판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 태도를 통해 한 사람에 대해 평가합니다. ‘~는 참 친절한 사람이더라’, ‘~는 조금 예의가 없더라’는 식입니다. 그리고 이런 평판은 한 사람의 명예와도 긴밀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좋은 평판을 가졌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우리는 명예롭게 되기도 하고 명예가 손상을 입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소요리문답은 9계명이 우리 자신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우리가 얻은 명예에 합당하게 행동하고 그 명예를 지키라는 것입니다. “온유하고 겸손하며 평온하고 진지하며 의롭고 경건하게 살아감으로” 명예에 합당하게 행동해야 합니다(존 브라운).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볼 때에 우리가 정직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며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여기도록 힘써야 합니다. 또 우리에 대한 무고한 주장에 대해서는 그것이 잘못된 것임을 밝히기도 해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명예를 위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람들이 우리 자신을 좋게 생각하게 만들어 우리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기 위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만약 우리가 그런 동기를 가지고 우리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살아간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악한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사람들은 우리를 보고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예배하는 자로 살아가는 한은 그렇습니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면서 사람 앞에서 진실하지 못하고 거짓되지 못하고 믿을 만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주지 못하다면 그들은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9계명은 다른 친구들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킬 것을 명령합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우리 자신과 다른 친구들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키는 것일까요? 다른 사람에 대해 듣고 말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종종 우리는 어떤 친구의 좋지 않은 행동에 대해 다른 누구로부터 들을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죄인인 우리는 그런 말 듣기를 즐거워할 뿐 아니라,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유혹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여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그 친구의 명예는 손상을 입게 됩니다.
이럴 때에 우리가 다른 사람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킨다는 것은 어떻게 행하는 것일까요? 그 사람에 대한 나쁜 말을 쉽게 믿지 않고 그것을 또 다른 사람에게 옮기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그가 정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면, 또 다른 사람에게 가서 그 일들을 쏟아 놓을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그 사람을 찾아가 물을 것입니다. 그가 정말 그런 행동을 했는지, 그것이 사실이라면 왜 그렇게 했는지, 그런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진정으로 뉘우쳤는지를 물어볼 것입니다. 그리하여 상대가 진정으로 회개하고 변화되기를 돕고자 할 것입니다. 우리가 상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우리 이웃의 명예를 유지하고 증진시킬 수 있습니다.
특별히 증언하는 일에 있어서 그렇게 하라
마지막으로 이 모든 일을 특별히 증언하는 일에 있어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9계명은 “네 이웃에 대하여 거짓 증거하지 말라”입니다. “거짓 증거하지 말라”는 명령은 증인과 관련되어 있고 증인은 재판이라는 특정한 상황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지난 주에 살펴본 것처럼 9계명은 재판에서의 증언과만 관련된 것이 아니라 모든 종류의 거짓을 버리고 진실을 사랑할 것을 명령합니다. 그럼에도 9계명에서 ‘거짓말을 하지 말라’ 또는 ‘진실을 말하라’고 하지 않으시고 “거짓 증거하지 말라”라고 하신 것은 증언하는 자리에서의 거짓 증거가 9계명을 어기는 최악의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모든 계명이 그렇습니다. “살인하지 말지니라”고 하신 6계명은 자신과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거나 해하지 말고 생명을 귀하게 여기며 그것을 보존하는 데 힘쓰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가운데서도 가장 최악의 경우가 “살인”이기 때문에 6계명에서 “살인하지 말지니라”고 명시하신 것입니다. “간음하지 말지니라”고 하신 7계명도 모든 부정한 생각과 말과 행동을 미워하고 우리 자신과 이웃의 성적인 순결을 보존할 것을 명하는 계명입니다. 하지만 이 중 최악은 혼인한 사람이 자신의 배우자 이 외의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맺는 “간음”이고, 하나님께서는 7계명을 어기는 가장 대표적이고 큰 죄인 간음을 금하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거짓 증언은 9계명을 어기는 최악의 경우입니다.
거짓 증거를 말해서 안 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증인의 말에 의해 죄 있는 사람이 죄 없는 사람이 되고 무죄한 사람이 범죄자가 되어서 그 자신과 가정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손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어떤 사실을 증언해야 할 때에 추측하거나 과장하거나 축소하거나 상상력을 동원하지 말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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