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항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간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성적 피조물들이 그들의 창조자이신 그분에게 마땅히 순종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그들은 이에 대한 성과(fruition)로서 하나님을 그들의 복락과 상급으로 모실 수 없었다. 다만 하나님 편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언약의 방법으로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다(사 40:13-17; 욥 9:32,33; 삼상 2:25; 시 113:5,6, 100:2,3; 욥 22:2,3, 35:7,8; 눅 17:10; 행 17:24,25).
"누가 여호와의 신을 지도하였으며 그의 모사가 되어 그를 가르쳤으랴 그가 누구로 더불어 의논하셨으며 누가 그를 교훈하였으며 그에게 공평의 도로 가르쳤으며 지식을 가르쳤으며 통달의 도를 보여 주었느뇨 보라 그에게는 열방은 통의 한 방울 물 같고 저울의 적은 티끌 같으며 섬들은 떠오르는 먼지 같으니 레바논 짐승들은 번제 소용에도 부족하겠고 그 삼림은 그 화목 소용에도 부족할 것이라 그 앞에는 모든 열방이 아무 것도 아니라 그는 그들을 없는 것 같이, 빈 것 같이 여기시느니라."(사 40:13-17)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은 사람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covenant)에 관해 말하고 있습니다. 이 7장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에 나오는 언약의 교리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신학자들이 더러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언약 교리는 교리 중에 최고의 교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벤저민 워필드(1851-1921)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의 건축학적 구조의 원리는 행위 언약과 은혜언약에 대한 체계화된 언약신학(federal theology)에서 나타난다고 했습니다(B.B.Warfield 전집(Grand Rapids; Baker 1981), 6:54 -57).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이 말하는 언약은 언약의 두 당사자인 하나님과 인간에 대해서 먼저 말합니다. 먼저 하나님의 성품(속성), 하나님의 영원한 작정, 하나님의 만물과 인간의 창조, 하나님의 섭리에 관하여 말합니다. 그리고 이어서 사람에 관해 말하면서 타락하기 전 아담과 맺으신 행위 언약과 타락 후에 사람들과 맺으신 은혜 언약과 그 언약의 성취와 적용에 관해 가르쳐 줍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먼저 본 후에 사람을 보게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과 사람 사이에 맺은 언약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는 사람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이 쉽게 이루어진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됩니다. 1항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하나님과 피조물 사이의 간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이성적 피조물들이 그들의 창조자이신 그분에게 마땅히 순종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그들은 이에 대한 성과(fruition)로서 하나님을 그들의 복락과 상급으로 모실 수 없었다. 다만 하나님 편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언약의 방법으로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셨다”(1항).
하나님과 우리 인간들과의 관계는 창조주와 피조물의 관계입니다. 하나님과 인간과의 관계는 단지 창조자-피조물 관계만이 아니라, 창조자이신 하나님과 그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은 이성적 피조물로서의 특별한 관계입니다. 하나님과 동식물과의 관계도 창조주와 피조물 관계입니다. 인간도 하나님과의 일차적 관계는 창조주와 피조물로서의 관계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단순한 창조주-피조물 관계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이성적 피조물로서의 특수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은 처음부터 특수한 피조물로 창조되었기 때문에, 창조주-피조물 관계 뿐만 아니라 이성적 피조물로서 하나님과의 언약적 관계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창조주-피조물과의 관계에서 피조물이요 특별히 이성적 피조물인 인간들이 창조자이신 하나님에게 마땅히 순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것은 당연한 의무이기 때문에 창조자이신 하나님에게 순종했다고 해서 어떤 보상을 기대하거나 요구할 수 없습니다.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한 것 뿐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사람과의 언약 관계를 가지기를 기뻐하셨습니다. 하나님과 사람과 언약 관계는 하나님 편에서 자발적으로 자신을 낮추어 이 관계를 가질 수 있게 해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에 계시된 어떤 종류의 언약들이든지 모든 언약들의 배후에 또는 바탕에 하나님 자신의 자발적인 낮추심이 있었다는 사실을 먼저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을 바르게 이해하고 깊이 인식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7장(사람과 맺으신 하나님의 언약)을 시작하면서 1항에서 이것을 강조하는 이유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이것을 강조하는 첫 번째 이유는 2항에서 말하는 행위 언약(covenant of grace)에 대한 오해와 비판들 때문입니다.
* 본 글은 송용조 목사님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해설」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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