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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Lee Juman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3)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3)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마 6:9)


주님께서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실 때, 먼저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로 부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부름에 담긴 의미를 깊이 생각하며 기도할 때, 우리 마음은 우리의 선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신뢰로 채워질 것입니다. 이런 마음은 자연스럽게 첫 번째 간구로 이어집니다.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ἁγιασθήτω τὸ ὄνομά σου).


하나님과 하나님의 이름의 관계


성경은 하나님과 하나님의 이름을 거의 동일시합니다. 하나님의 이름을 사랑하는 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고(시 5:11),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하는 것은 하나님을 모욕하는 것입니다(말 1:6). 그러므로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기를 간구하는 것은 하나님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기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여기에 우리가 주의깊게 생각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불변하신 분이십니다. 하나님의 거룩하심도 불변합니다. 즉, 우리가 하나님을 더 거룩하게 할 수도, 덜 거룩하게 할 수도 없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간구는 우리를 통해 하나님이 더 거룩하게 되기를, 하나님의 거룩함에 무언가를 더하기를 구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불변하시지만 하나님의 이름은 가변적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때와 상황에 따라 거룩하게 여김을 받기도 하고, 오히려 모욕을 받기도 합니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자신의 이름을 두신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이름은 존귀하게 높여지기도 하고, 짓밟히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오며’라고 기도할 때, 그 의미는 우리를 통해,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존귀하게 높여지길 구하는 것입니다. 교부 키프리아누스는 말합니다. “이는 하나님이 우리의 기도로써 거룩하게 되기를 하나님께 바라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이 우리 안에서 거룩하게 되기를 하나님께 탄원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생각하라


‘거룩하다’라는 말의 기본적인 의미는 ‘구별하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은 거룩하시다’라고 말할 때, 그 의미는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들과 구별되는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하나님은 창조주이시고 우리는 피조물입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신 분이시고 우리는 유한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도덕적으로 완전하신 분이시고 우리는 불완전한 죄인입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모든 만물과 구별되시는데,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이 탁월하시고 아름답고 완전하신 분으로 구별되십니다. 그래서 “아주 오래전부터 인류는 최상의 가치를 지닌 대상, 우리가 받아들여야 마땅한, 경외해야 할, 숭배해야 할, 감사를 담아 찬미해야 할 대상을 향해 성스럽다, 혹은 거룩하다고 말했습니다”(알렉산더 슈메만).


18세기 목회자 조나단 에드워즈는 ‘참된 신앙이란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보고 아름답게 여기는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보며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고, 경탄하고 찬송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 이 간구로 기도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단지 우리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유용한 분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우리가 경배하고 찬송해야 할 분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기억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는 하나님은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시는 분 정도로 생각하여 내가 필요할 때만 기도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은 어떻게 우리 안에서 거룩하게 될 수 있는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122문은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신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두 가지로 가르쳐 줍니다.


첫 번째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로 하여금 주님을 바르게 알게 하여 주옵시며, 주께서 행하시는 모든 일에서 주님을 거룩히 여기고 경배하고 찬송하게 하옵소서. 주께서 행하시는 일에는 주님의 전능과 지혜와 선하심과 의와 자비와 진리가 환히 빛나옵나이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르게 알아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행하신 모든 일들로 인하여 하나님께 합당한 경배와 찬송을 드릴 때 하나님의 이름은 우리를 통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십니다.


이 간구의 두 번째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또한 우리의 모든 삶을 지도하시고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을 주장하셔서, 주님의 이름이 우리 때문에 더럽혀지지 않고 오히려 영예롭게 되고 찬양을 받게 하옵소서.” 우리는 하나님의 거룩한 이름으로 일컬어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 ‘하나님의 백성’, ‘그리스도인’, ‘성도’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말과 행동과 삶과 인격에는 하나님의 이름이 항상 붙어 다닙니다. 그래서 우리로 인해 하나님의 이름은 존귀하게 되기도 하고 더럽혀지기도 합니다.


자기 이름을 위하여 사는 사람과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사는 사람


이 땅에서 자기의 이름을 위하여 사는 사람들은 잠시는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으며 명예를 누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인생이란 무대에 막이 내리고 하나님의 거룩한 심판대에 찬란한 하나님의 영광이 햇빛같이 내리는 그날, 그들의 삶은 수치 덩어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이 세상에서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가진 것 없이 누린 것도 별로 없이 살다 간 사람이라도, 하나님의 이름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다면 그날에 받게 될 칭찬과 영광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기도의 첫 번째 기도 제목은 우리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폭풍처럼 쏟아 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삶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당신이 이 세상에 살아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여러분의 존재의 이유, 삶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하나님의 이름, 그분의 영광, 그분의 이름의 명예가 드높아지는 것이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구원하신 목적임을 알고 계십니까? 신자로서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실제의 삶 속에서 하나님의 이름과 영광을 위하여 살지 않는다면, 하나님께 받은 모든 것들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많은 것을 주신 사람들에게 더 많은 영광을 돌릴 것을 바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미 받은 은혜를 기억하며 하나님의 이름의 영광을 위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 안에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길 갈망하는 마음이 있습니까?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깊이 생각해 보십시오.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이 우리에게서, 우리의 삶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서 거룩히 여김을 받으시기를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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